요한일서 2:12~29/ 세상에 미혹되지 말고, 참된 진리 안에 거하라.

교회공동체는 하나님의 자녀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교회공동체 안의 성도들은 여러 단계의 영적 단계에 속해 있습니다. 마치 한 가족에는 어린아이도 있고, 청년도 있고, 부모와 같은 어른도 함께 어우러져 있듯이 교회공동체 안에도 영적 어린아이, 영적 청년, 영적 아비에 속한 이들이 있습니다. 그래서 각자의 영적 단계에 따라 나름대로의 특성을 지니고 있는데, 이 특성을 잘 헤아려 서로 이해하고, 서로를 도와주고, 서로 세워주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12절~14절). 이 모든 지체들은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죄사함을 받아 구원 받음을 기초로 하여 하나님의 가족으로서 한 교회공동체에 속하게 됩니다(12절).

하나님의 자녀들에게 나타나야 할 공통적인 모습은 이 세상이나 세상에 있는 것들을 사랑하지 않는 것입니다(15절). 세상에 있는 것들은 육신의 정욕과 안목(眼目)의 정욕과 이생의 자랑인데, 이런 것들을 하나님으로부터 나온 것이 아니라고 말씀하십니다(16절). 이러한 것들은 영원한 것들이 아니라, 이 세상에만 국한(局限)된 것임을 강조하고 있습니다(17절). 우리가 바라고 추구할 것들은 영원한 것들입니다. 이 세상에서만 만족을 누리며 살아갈 것들에 대해 너무 욕심을 부리면 영원한 것들을 놓치게 되기 쉽습니다. 물론 이 세상에서도 우리가 풍요로운 삶을 살아가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필요에 의해 그것들을 취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들을 사랑한다면 영원한 것들에 대한 우리의 마음을 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영원한 하나님의 뜻을 따라 살아가는 것이 하나님의 자녀들이 가져야 할 삶의 모습입니다.

세상은 우리의 초점을 자꾸 흐릿하게 만들려고 미혹합니다. 육신의 정욕, 안목의 정욕, 이생의 자랑도 우리를 미혹하지만, 우리를 미혹하는 또 하나의 세력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적그리스도입니다(18절, 22절). 적그리스도라는 단어는 헬라어로 안티크리스토스(Ἀντίχριστος)라는 단어가 사용되는데, 안티그리스도(Antichrist)입니다. 그리스도를 반대하고 적대시하는 이들을 일컫는 말입니다. 19절의 말씀을 볼 때 아마 교회 안에 있었던 일단의 무리들이 적그리스도적인 사상을 가지고 교회 밖으로 나가서 교회를 미혹하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아마도 영지주의(靈知主義, Gnosticism)를 따르는 이들로 여겨집니다. 영지주의자들은 이원론적(二元論的) 세계관을 따르는 자들로 예수 그리스도께서 인간의 몸을 입으시고 오셨던 것에 대해서도,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달려돌아가신 것에도 육신과 영을 분리시켜 설명함으로써 진리를 왜곡시켰습니다. 그래서 전인격적인 예수 그리스도의 사역에 대해서 전폭적으로 받아들이지 않아서 복음을 매우 제한적으로 만들어버리기도 했습니다(22절, 23절).

그러나 진정한 그리스도인들은 참된 복음의 진리를 제대로 압니다(21절). 성부 하나님과 성자 예수 그리스도, 그리고 예수님께서 보내주신 성령 하나님을 제대로 압니다. 지금도 성령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온전한 진리를 우리에게 가르쳐주시고 있습니다(20절, 27절). 삼위일체 하나님의 사역을 통해서 우리는 영원한 생명을 얻게 되었다는 사실을 알고 고백하고 있습니다(25절). 그렇기에 잘못되고 왜곡된 가르침에 미혹되지 말고,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참된 복음 안에서 온전히 살아가는 것이 정말 중요합니다(27절, 28절). 그래서 주 안에 거하라(27절), 이제 그의 안에 거하라(28절)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세상의 욕심과 가르침, 거짓된 이단들과 적그리스도들의 가르침에 미혹되지 말아야 합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 위에 세워진 건강한 교회공동체를 통해서 복음 안에 살아가야 합니다. 그럴 때 이 혼탁한 세상에서 흔들리지 않고 굳건한 믿음 안에서 살아갈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더욱 하나님의 말씀을 깊이 묵상하고, 그 말씀에 따라 살아가야 합니다. 건강한 교회공동체에 잘 소속되어 교회 안의 다른 지체들과 교제의 끈을 놓지말고 서로 깊이 교제해야 합니다.

(안창국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