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 묵상
사무엘하 13:1~22/ 이어지고 있는 죄의 사슬, 다윗의 가족을 깨뜨리다.
작성자
phil120
작성일
2022-10-08 09:30
조회
43
죄가 참으로 무서운 것은 공동체를 파괴한다는 것입니다. 다윗이 밧세바와의 간음하고, 그 남편인 우리아를 치열한 전투 현장에 내보내 죽게 한 죄를 범한 것은 다윗의 삶 속에 많은 고통의 결과를 가져오게 됩니다. 다윗의 회개로 인해 하나님께서 다윗의 죄를 용서하시긴 하셨지만, 다윗이 범한 죄의 여파는 매우 컸습니다. 흥미로운 것은 아버지의 모습이 자식들에게도 반영된다는 것입니다. 그것은 꼭 눈으로 보아야만 하는 것은 아닙니다. 아브라함과 이삭을 봐도 특정한 상황에서 자기 아내를 누이라고 속이는 것은 이삭이 직접 본 것도 아닌데도 그대로 따라 하는 것을 봐도 알 수 있습니다.
다윗이 저지른 죄로 인해 다윗의 집안에서는 불행한 일들이 연속해서 발생하게 됩니다. 하나님께서 다윗의 죄를 용서하시지만, 그 죄로 말미암아 나타나는 결과들은 꽤 고통스러울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마치 무분별한 성관계로 문란하게 살았던 자가 하나님께 회개하여 용서받더라도, 그 문란한 성관계로 인해 성병에 걸리는 것은 자연스러운 것과도 같습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죄에 대해 더 민감하게 경계해야 합니다.
오늘 본문에 등장하는 암논은 이스르엘 출신의 아히노암에게서 태어난 다윗의 장자입니다. 아마 특별한 상황이 아닌 이상, 다윗의 뒤를 이어 왕위를 계승 받게 될 자였을 것입니다. 그런데 암논이 이복(異腹)동생인 다말에게 연정(戀情)을 품습니다. 다말은 압살롬과 함께 그술 왕 달매의 딸 미아가에서 낳은 다윗의 딸입니다. 서로 형제지간인데도 암논은 다말을 사랑하여 상사병이 걸릴 지경이 되었습니다(2절). 그러자 다윗의 형인 시므아의 아들인 요나답이 암논에게 묘략(妙略)을 제공합니다(3절~5절). 암논과 요나답은 서로 사촌지간인데, 바른 방향으로 이끈 것이 아니라, 은밀한 죄를 도모합니다. 친구가, 친한 사람이 잘못된 생각이나 태도를 가지고 있을 땐, 바로 잡아주는 것이 진짜 친구입니다. 무조건 친구가 원하는 방식대로 응하는 것은 오히려 친구를 구렁텅이에 빠뜨리는 결과를 가져오게 됩니다. 친구가 조금 서운해하더라도 올바른 길로 가도록 조언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결국 암논은 요나답의 계략(計略)을 실행하였고, 다말을 겁탈하고 맙니다(6절~14절). 다말은 달려드는 암논을 만류하려고 애썼지만(12절, 13절), 완력(腕力)으로 달려드는 암논을 어찌할 수 없었습니다(14절). 다윗이 자신의 욕정을 이기지 못하여 밧세바를 범한 것처럼, 다윗의 장자인 암논도 자신의 욕정 때문에 이복동생인 다말을 겁탈한 것입니다. 상황은 조금 다르지만, 다윗과 암논은 욕정을 다스리지 못하여 큰 범죄를 저지르고 만 것입니다.
암논이 다말을 겁탈한 후 취한 행동은 더욱 비겁하였습니다. 다말을 겁탈한 후 다말을 내어쫓았습니다(18절). 다말을 내어쫓고 문을 잠가버린 것은 암논이 다말을 사랑했다는 것은 결국 욕정 때문이었음을 보여줍니다. 그래서 다말도 “옳지 아니하다. 나를 쫓아 보내는 이 큰 악은 아까 내게 행한 그 악보다 더하다”(16절)며 암논을 원망합니다. 암논이 다말을 범하였더라도 아버지인 다윗에게 말하여, 다말과 결혼하게 해달라고 요청하였다면, 상황을 좀 다르게 흘러갔을 것입니다. 그런데 15절은 “그리하고 암논이 그를 심히 미워하니 이제 미워하는 미움이 전에 사랑하던 사랑보다 더한지라. 암논이 그에게 이르되 일어나 가라 하니”라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해될 수 없는 암논의 태도입니다. 암논은 그저 욕정을 위해 다말을 이용한 것이나 다름 없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다말은 재를 머리에 뒤집어쓰고, 공주가 입는 채색옷을 찢고, 울부짖습니다. 아주 처참한 모습입니다.
이 일을 알게 된 다말의 오빠인 압살롬이 다말을 위로하지만, 다말의 마음이 진정될 리는 만무합니다. 결국 다말은 오빠인 압살롬의 집에서 처량하게, 황폐한 모습으로 지내게 됩니다(20절). 그런데 이해가 안 되는 또 하나의 모습은 그 아버지인 다윗의 태도입니다. 다윗은 이 모든 일을 듣고 심히 노했지만(21절), 더 이상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습니다. 암논에게 죄를 물었다는 내용도 없고, 다말을 위로했다는 말도 없습니다. 이건 순전히 추측입니다만, 자신이 밧세바를 범했던 것을 떠올렸을 수 있었을 것입니다. 암논의 모습에서 자신의 모습을 떠올렸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 이 일에 대해 정당한 판단을 내려서 죄와 벌을 내리지 못한 것은 아니었을까요? 그만큼 죄가 무섭습니다. 죄는 우리의 판단력을 흐리게 하고, 다른 죄에 대해서 침묵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압살롬은 자신의 여동생이 비참한 일을 겪었는데, 속으로만 암논에 대한 미움을 쌓아놓고, 겉으로는 암논의 잘못에 대해 아무 말도 하지 않습니다. 암논이 왕위를 이을 수 있는 장자인데다가, 아버지인 다윗이 이 모든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는 상황에서 나서는 것은 좋지 않을 수 있겠다는 판단이 들어서일까요? 왕이며, 아버지인 다윗이 제대로 된 판결을 내려 이 일에 대해 잘잘못을 따져 처벌해주길 바란 것일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그렇더라도 차라리 이때 다윗에게 가서 그 억울함을 호소하고, 암논을 벌해달라고 요청하는 게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그러면 그 이후에 벌어지는 참혹한 일들도 벌어지지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속으로만 꿍하니 가지고 있는 것은 건강하지 못한 태도인 것 같습니다. 지혜로운 방법으로 자신의 억울함을 토로(吐露)하는 것이 오히려 훨씬 건강한 모습입니다.
죄는 참 끈질긴 놈입니다. 아무리 하나님 앞에 정직하게, 온전한 모습으로 살려고 해도 조그마한 틈이라도 있으면 헤집고 들어오는 놈입니다. 그리고 무섭게 공동체를 파괴합니다. 우리 모두가 경계하여 깨어있지 않으면 큰일 납니다. 주님, 늘 성령 충만한 모습으로 하나님의 전신갑주를 입고 죄와 싸워 이기는 삶이 되게 하옵소서!
(안창국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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