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 묵상

사무엘하 3:1~16/ 정략적(政略的)인 삶의 끝은 좋을 수 없다

작성자
phil120
작성일
2022-09-21 12:29
조회
92

정략(政略)에 의지하여 살아가는 삶은 그 결과가 아름다울 수 없습니다. 정략적(政略的)인 것이 잠깐 빛을 발하는 것처럼 보이고, 유익하게 작용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그 끝이 반드시 좋을 수는 없습니다.

유다의 왕으로 등극한 다윗과 나머지 이스라엘 지파의 왕으로 세워진 사울의 아들 이스보셋이 서로 대결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지만, 1절은 다윗은 점점 강하여 가고, 사울의 집, 즉 이스보셋의 세력은 점점 약해져 갔다고 소개합니다. 하나님께서 사울을 버리시고, 다윗을 세우시려고 하셨으니 당연한 결과입니다. 다윗이 강력해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는 대목 중 하나는 2절부터 5절까지 나오는 다윗의 아내들과 자녀들에게 대한 기록입니다. 다윗의 아내들의 배경을 보면, 다윗이 유다 지파의 지원을 받기 위해 유다 출신인 이스르엘 여인 아히노암과 역시 유다 출신 아비가일을 아내로 맞이했고, 다른 아내들도 그 주변 지역의 여인들을 아내로 삼아 주변 민족과 우호적 관계를 맺으려는 의도가 다분히 보입니다. 이미 결혼하여 헤브론으로 데려온 아내들과 헤브론에서 아내로 맞아들인 아내들에 대한 소개와 그 자녀들을 소개하면서 다윗의 왕가(王家)가 세력이 늘어나고 있음을 보여주기도 하지만, 나중엔 이 아들들이 서로 반목(反目)하고 다투면서 다윗 왕실이 혼란을 겪게 되는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정략적인 결혼이 가져온 좋지 않은 결과들입니다.

한편 사울의 아들 이스보셋은 유다 지파를 제외한 다른 이스라엘 지파들의 왕이 되었지만, 실제적인 권력은 사울의 군사령관이었던 아브넬이었습니다(6절). 아브넬은 사울 왕의 삼촌인 넬의 아들이니(삼상 14:50), 이스보셋의 당숙(5촌)이 되기도 하여 친척뻘이 되는 관계입니다. 즉 사울 왕의 사촌이면서 군사령관을 맡고 있으니 그 권력이 강해질 수 있는 상황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아브넬이 사울의 첩이었던 리스바와 통간(通奸)하는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합니다(7절). 왕의 아내나 첩과 통간하는 것은 반역에 해당하는 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왕권을 넘보는 것으로 간주(看做)되는 일입니다. 그러니 사울의 아들인 이스보셋이 발끈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런데 이스보셋의 지적에 아브넬은 오히려 분노합니다. 8절에 아브넬이 “내가 유다의 개 머리냐?”는 말은 공동번역의 번역처럼 “나를 개대가리로 아시오?”라는 표현입니다. 사울의 집에서 유다의 군대장관들을 개처럼 여기듯이, 자신을 유다의 개처럼 여기는 것이냐고 반문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아브넬은 사울의 집이 이렇게라도 유지되고 있는 것은 자신의 공(功) 때문이라고 항변합니다(8절). 아브넬은 사울의 첩인 리스바의 문제를 하찮은 것이라고 표현합니다. 공동번역에서는 “당신은 오늘 하찮은 여자 일로 나를 책잡으시오?”이라고 번역하고 있습니다. 표준새번역에서는 “오늘 이 여자의 그릇된 행실을 두고, 나에게 누명을 씌우시려는 것입니까?”라고 번역하고 있는데, 아브넬은 자신이 무고(無故)함을 항변하고 있습니다. 아브넬의 권력이 매우 강력하기에 이스보셋은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게 됩니다(11절).

결국 아브넬과 이스보셋의 관계는 약화되고, 아브넬은 다윗에게로 마음을 돌리게 되는 결과가 됩니다. 그래서 아브넬은 다윗에게 언약을 맺자고 제안하면서, 온 이스라엘을 다윗에게 돌아가게 하겠다고 약속합니다(12절). 아마 그 당시 이스라엘 전역에는 이미 하나님께서 사울을 폐하시고, 다윗을 그 다음 왕으로 세우시려고 하셨음을 아름아름 퍼져 있었을 것입니다. 사울이 다윗을 죽이려고 쫓아다닐 때도 사울이 이미 다윗에게 하나님께서 다윗을 왕으로 삼으시려고 하는 줄을 안다고 공개적으로 말한 적도 있었으니 이스라엘 백성이 모를 리 없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사울은 죽고, 다윗은 헤브론으로 돌아와 유다의 왕으로 기름 부음 받았으니 아마 대부분의 이스라엘 사람들은 아브넬이 9절, 10절에 말한 것처럼 “이 나라를 사울의 집에서 다윗에게 옮겨서 그의 왕위를 단에서 브엘세바까지 이스라엘과 유다에 세우리라 하신 것”을 알고 있었을 것입니다. 아브넬은 이스보셋과의 관계가 약화되면서, 자신이 살 길을 찾아나선 것이라 여겨집니다.

다윗은 아브넬의 제안에 동의하면서, 사울의 딸이 미갈을 데리고 오라는 조건을 내겁니다. 미갈은 사울이 다윗에게 아내로 주기로 약속하여 이미 다윗과 정혼(定婚)한 사이였고, 다윗이 미갈을 얻기 위해 사울 왕이 내건 블레셋 사람의 포피 백개를 넘어선 이백 개를 사울 왕에게 갖다 바치고 얻은 아내이기도 했습니다(삼상 18장). 그런데 사울이 다윗을 죽이려고 쫓아다니는 중에 미갈을 라이스의 아들 발디에게 아내로 주게 됩니다(삼상 25:44). 다윗은 자기의 첫 번째 아내인 미갈을 찾아오려고 한 것입니다. 물론 첫 번째 아내를 자기에게 다시 데리고 와서 원점으로 회복하려고 하는 마음도 있었겠지만, 사울의 딸을 아내로 다시 데리고 옴으로 사울의 영향력 아래 있었던 이들의 마음을 얻으려는 의도도 있지 않았을까 생각해봅니다. 이미 여러 아내들이 있고, 자녀들을 둔 다윗으로서는 미갈을 굳이 다시 데려오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었지만, 다윗은 여러 이유로 미갈을 다시 아내로 데려오기로 결심한 것입니다. 물론 어쩌면 다윗의 마음 속에 늘 미갈이 있었을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만….

아브넬에게 미갈을 데리고 오라고 조건을 내걸었지만(13절), 14절에 보면 다윗은 이스보셋에게도 미갈을 보내달라고 요청합니다. 다윗은 유다를 제외한 이스라엘 지역의 실세인 아브넬에게 요구하면서, 공식적으로 왕위에 있는 이스보셋에게도 공식적으로 요청함으로 모든 상황이 다윗에게로 기울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스보셋은 이러한 다윗의 요청을 받아주어 미갈을 미갈의 남편 발디엘(발디)에게서 빼앗아 다윗에게로 돌려줍니다(15절, 16절). 발디엘은 미갈을 무척 사랑하였는지 바후림까지 따라오면서 울었다고 16절에 기록하고 있습니다. 발디엘의 입장에서는 매우 억울하고 황당한 일이었지만, 미갈이 원래 다윗의 아내였는데, 다윗과 미갈의 의사와는 전혀 상관없이 사울의 일방적인 조치로 발디엘에게 보내졌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참 안타까운 마음이 듭니다.

다윗의 수많은 아내나, 아브넬과 이스보셋의 모습을 보더라도 매우 정략적인 모습들이 많이 보입니다. 그런데 결국 이러한 정략적 처사(處事)는 그 끝이 별로 좋지 않음을 이후의 기록을 보아도 알 수 있습니다. 미갈이 발디엘에게 아내로 보내졌다가 다시 다윗에게로 되돌아오는 것도 사울의 정략적 처사로 인해 나타난 비극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이득을 얻기 위해, 혹은 불이익을 당하지 않기 위해 정략적인 결정이나 행보(行步)를 보이기 쉽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 속한 사람은 정도(正道)를 걸어야 하는 자들입니다. 정도로 걸어가면 결국은 하나님께서 일을 이루실 것입니다. 오늘도 꿋꿋하게 정도를 걷는 우리 모두가 되길 기도합니다.

(안창국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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