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편 85:1~13/ 큰 문제를 해결한 후 맞닥뜨리는 작은 문제들 앞에서

뭔가 포괄적인 측면에서 하나의 문제가 해결되었는데, 들여다보니 아직도 해결해야 할 자잘한 문제들이 남아있을 때가 있습니다. 그 자잘한 문제도 꽤 복잡한 경우엔 의욕이 상실될 수가 있습니다.

시편 85편의 상황이 그러합니다. 시편 85편은 바벨론에 포로로 잡혀갔던 이스라엘 백성이 다시 예루살렘으로 돌아오게 된 1차 포로귀환의 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것으로 추정합니다. 1절과 2절을 보면 이스라엘의 범죄로 인해 이스라엘과 유다가 멸망당하고, 포로로 잡혀갔었지만, 하나님께서 은혜를 베푸셔서 바벨론 포로 생활에서 다시 돌아오게 하시고, 그 모든 죄를 용서하신 하나님의 은혜를 노래하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이젠 더 이상 이스라엘을 향해 진노하시는 것이 아니라 구원하셔서 하나님의 백성이 기뻐하는 삶을 살게 하실 것이라는 믿음을 고백합니다(3절~6절).

그런데 바벨론에서 돌아와 예루살렘으로 돌아와 보니 성전과 성벽은 다 무너져내려 황폐한 모습으로 남아있고, 주변 국가들은 이스라엘을 모함하며 예루살렘이 재건(再建)되지 못하도록 온갖 수단을 동원하여 방해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포로 생활에서 돌아와서 자유를 얻었고, 다시 예루살렘으로 돌아왔지만 여전히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산더미처럼 놓여있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여호와여, 주의 인자하심을 우리에게 보이시며 주의 구원을 우리에게 주소서”(7절)라고 기도합니다. 큰 틀에서는 문제가 해결되었지만, 그 안에 자잘한 여러 문제들을 만날 때, 좌절하지 말아야 합니다. 이스라엘 백성이 출애굽하여 처음 가나안 땅에 도착했을 때도 그러했습니다. 가나안 땅을 정복했지만, 여전히 그 땅 안에 거주하고 있는 여러 족속들과 싸워 그들을 쫓아내는 일을 꽤 오랫동안 했어야 했습니다. 그런 것처럼 바벨론 포로에서 돌아왔을 때도 예루살렘에는 다시 도착했지만, 여전히 성전과 성벽을 재건하는 일과 주변 민족들의 모함과 시비와 싸워야 하는 일이 남아있었습니다. 그렇지만 그러한 상황에서 “내가 하나님 여호와께서 하실 말씀을 들으리니 무릇 그의 백성, 그의 성도들에게 화평을 말씀하실 것이라. 그들은 다시 어리석은 데로 돌아가지 말지로다”(8절)라고 고백합니다. 좌절할 것이 아니라, 의욕을 상실할 것이 아니라, 예전처럼 어리석은 죄악에 빠지지 말고 하나님의 말씀을 순종하며 주님께서 주시는 화평을 누리자고 고백합니다.

계속되는 문제들 앞에서 하나님을 온전히 신뢰하는 믿음을 잃지 않으면 하나님께서 모든 문제들을 해결해주시고 모든 좋은 것을 누리게 해주시는 복을 누리게 될 것입니다. 그래서 12절에 “여호와께서 좋은 것을 주시리니 우리 땅이 그 산물을 내리로다”라고 고백합니다. 또 “의가 주의 앞에 앞서가며 주의 길을 닦으리로다”(13절)라며 하나님께서 모든 문제들을 해결하여 앞서가시며 길을 열어주실 것임을 고백합니다. 하나님께서 인도하실 때 9절부터 11절에 말씀한 구원과 영광과 인애와 진리와 의와 화평 등을 풍성하게 누리게 될 것임을 노래합니다.

아직도 가야 할 길이 많이 남아있을 때가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방향을 지시하시고, 그 지시하심을 따라갈 때 가야 할 길을 걸어가면서도 중간에 만나는 어려움들과 장애물들이 있을 수 있습니다. 하나님의 뜻을 따르고 있음에도 해결해야 할 문제들을 맞닥뜨릴 때도 많습니다. 계속되는 문제 앞에 의욕을 상실하기 쉽고, 좌절하기 쉽지만 거기서 멈추면 안 됩니다. 거기서 포기하면 안 됩니다. 하나님의 뜻에 따라 한 걸음씩 옮겨나가면 하나님께서 그 모든 문제들을 하나씩 모두 해결해주실 것입니다. 하나님을 불신하는 어리석은 데로 돌아가지 말고, 하나님을 바라보면서 문제들을 대면한다면, 하나님께서는 반드시 그 모든 길을 여셔서 우리의 앞길을 인도해주실 것이라 믿습니다.

(안창국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