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 묵상
사무엘상 24:1~22/ 보복할 기회를 포기하는 믿음의 용기
작성자
phil120
작성일
2022-06-15 05:53
조회
90
보복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는데, 보복하지 않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정말 억울한 일을 당했을 때, 그 억울한 일을 당하게 한 사람을 만나서 보복할 수 있다면 아마 대부분 자기에게 주어진 기회를 절대로 놓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런데 다윗은 그러한 기회가 주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자기를 죽이려고 쫓아다니는 사울 왕을 살려줍니다. 다윗은 온유한 성품을 가진 자였습니다. “온유”라는 것은 자기에게 충분한 힘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힘을 잘 통제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합니다. 다윗은 자기에게 주어진 기회였지만, 스스로 그 기회를 잘 통제하는 온유한 성품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엔게디 광야의 한 굴 속에 다윗과 다윗을 따르는 무리가 은신해 있었는데(3절), 마침 사울이 용변을 보기 위해 그 굴 속에 들어와서 용변을 봅니다(3절). 용변을 보는 일이었기에 사울은 혼자서 그 굴 속에 들어왔고, 다윗은 무방비 상태의 사울을 죽일 수도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다윗를 따르는 이들은 하나님께서 좋은 기회를 주셨다며 사울을 죽이자고 하였지만, 다윗은 사울의 옷자락만 베었습니다(4절). 사울이 입은 옷은 왕의 옷이었기에 아마도 길게 늘어진 옷을 입고 있었을 것입니다. 그래서 그 긴 옷자락의 뒷부분을 사울 몰래 잘라낼 수 있었을 것입니다. 다윗은 왕의 옷자락을 벤 것조차 마음에 가책을 받았습니다(5절). 그리고 따르는 이들에게 하나님께서 기름 부으신 자를 치는 것은 하나님께서 기뻐하시지 않는다며, 그 누구도 사울을 해하지 말라고 명령합니다(6절, 7절). 다윗에게 주어진 절호의 기회를 놓친 것입니다.
다윗이 사울을 죽이지 않은 이유는 사울을 왕으로 세우신 분도 하나님이시기 때문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세우신 왕이기에 왕위에서 폐하는 것이나, 그 왕이 죽임을 당하는 것조차 하나님의 손에 달렸음을 고백하는 것입니다. 다윗은 하나님의 주권(主權, Lordship)을 100% 믿고 있었습니다. 자신의 손에 피를 묻히지 않아도 하나님께서 정하신 뜻은 이루어질 것이라는 믿음입니다. 사람들은 자기에게 기회가 주어졌을 때, 그것이 혹 불법이거나, 하나님께서 기뻐하시지 않는 방식이라도 그 기회를 이용해 자기가 원하는 것을 얻으려고 합니다. 하나님의 뜻이라는 명분 아래 그렇게 행할 때도 많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뜻은 하나님의 방식대로 이루어져 갑니다.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뜻을 이루려는 것이라 할지라도 하나님께서 원하시지 않는 방식대로 행하는 것은 하나님께서 원하시지 않습니다. 하나님께서 직접 지시하시고, 말씀하신 것이 아니라면 성경을 통해 보편적으로 보여주시는 하나님의 방식을 따르는 것이 맞습니다. 때가 좀 늦어지더라도, 상황이 좀 복잡해지더라도 하나님의 방식을 따라야 합니다. 왜냐하면 하나님의 뜻을 온전히 믿고, 하나님의 방식대로 행하면 하나님께서 하나님의 때에 반드시 이뤄주시기 때문입니다.
다윗은 굴 밖으로 나가는 사울을 뒤따라가 자신이 사울을 죽일 수 있었지만, 하나님께서 기름 부은 자인 왕을 죽일 수 없었다고 말하면서 신하의 예를 정중하게 갖춥니다(8절~15절). 다윗은 사울을 향해 아버지라고 부릅니다(11절). 매우 친밀한 호칭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다윗은 사울의 사위이기도 하니 맞는 말입니다. 그러면서 사울을 향한 자신의 충성되었던 것과 무죄함을 호소합니다. 다윗은 자신을 죽은 개와 벼룩에 비유하면서, 자신을 매우 하잘 것 없는 자로 겸손하게 표현하고 있습니다(14절). 다윗은 사울과 맞서려는 마음도 없고, 사울을 죽이려는 마음도 없다는 것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사울이 이러한 다윗의 모습에 감동을 얻었습니다. 물론 일시적인 것이었고, 나중엔 다시 다윗을 죽이려고 하지만, 자칫 죽을 뻔했던 자기의 목숨을 해하지 않았던 다윗의 모습에 다윗을 향한 질투와 시기의 마음이 잠시 누그러진 것입니다. 그래서 사울도 “내 아들아”라고 부르며(16절) 자신이 무고(無辜)한 다윗을 죽이려고 했음을 뉘우치는 듯한 말로 자백합니다. 그리고 20절, 21절에서는 다윗이 반드시 왕이 될 것임을 인정하면서, 다윗이 왕이 되면 자기의 혈족을 멸하지 말아 달라고 부탁까지 합니다. 여기까지 보면 사울이 모든 것을 인정하고, 다윗이 자기의 뒤를 이어 왕이 될 것을 받아들이고 잘 마무리되는 것처럼 보입니다. 다윗도 사울의 요청에 대해 맹세하였으니 사울과 다윗이 다시 왕궁으로 향하면 될 것이었지만, 22절은 “다윗이 사울에게 맹세하매 사울은 집으로 돌아가고 다윗과 그의 사람들은 요새로 올라가니라”고 기록함으로써 이 둘이 함께할 수 없는 사이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각자 자기의 길로 간 것입니다. 사울이 잠시 다윗에 의해 감동을 받고, 다윗을 받아주는 것처럼 보였지만, 사울 왕의 마음 속 깊은 곳에 남아있는 야망이 다윗을 향한 질투와 시기심을 없애지 못한 것입니다. 마음이 잠깐 감동하는 것으로는 삶이 바뀌기 어렵습니다. 인간의 감정은 쉽게 바뀌기 때문입니다. 잠깐의 감동이 아니라 하나님의 주권을 인정하고 의지적으로 자기 자신을 하나님의 주권 앞에 내려놓아야 합니다. 사울은 감정적으로 잠깐 다윗에게 감동했을 뿐, 자기의 욕심을 내려놓은 것은 아니었습니다. 우리가 설교를 듣고, 어떤 감동적인 이야기와 영상을 보고 감동을 받았다고 자신의 삶이 바뀔 것이라고 착각하면 안 됩니다. 내 삶의 주권자를 하나님으로 모시지 않으면 삶이 바뀌지 않습니다. 우리의 주권자이신 하나님 앞에 내 자신 모두를 내려놓을 때에야 내 삶이 바뀔 수 있습니다.
오늘 본문에서 보여준 다윗의 모습은 다윗을 따르는 이들과 사울의 군사들도 모두 잘 보여졌을 것입니다. 나중에 다윗이 왕이 되었을 때, 사람들은 이러한 다윗의 모습을 기억했을 것입니다. 그 시점에 당장은 다윗에게 아무런 이득이 없는 것처럼 보였을지라도 하나님의 뜻에 순전하게 따르는 다윗의 모습은 이스라엘에 필요한 지도력(Leadership)임을 보여준 사건이 되었을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내 앞에 주어진 기회가 아니라 하나님을 온전히 따르는 것입니다.
눈에 보이는 기회에 현혹되지 말고,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것이 무엇인지를 헤아리는 마음이 정말 중요합니다. 주어진 기회가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것인지를 깊이 묵상하고, 하나님의 마음을 헤아려서 행하는 삶이 되길 기도합니다.
(안창국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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