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 묵상

사무엘상 21:1~15/ 궁색하고 초라해진 다윗, 그러나 믿음의 과정

작성자
phil120
작성일
2022-06-11 09:51
조회
97

살다 보면 억울하게 쫓기는 삶을 살아갈 때도 있습니다. 자기가 잘못한 것도 없는데, 오히려 자기가 많은 업적을 이루었는데도 억울한 일을 당할 때도 있습니다. 그리고 곁에 아무도 없는 것처럼 여겨질 때도 있습니다. 정말 외롭고 힘든 시절을 보내야 할 때도 있습니다. 자기를 죽이려는 사울을 피해 도망가는 다윗의 모습이 그러했습니다.

오늘 본문에서 보이는 다윗의 모습은 초라하고, 보잘것없는 모습입니다. 배가 고파서 제사장 아히멜렉에게 떡을 좀 달라고 요청하고, 아무런 무기조차 없었던 다윗은 아히멜렉에게 무기를 부탁하기도 하고, 블레셋의 가드로 가서 피신하려고 했지만 골리앗을 죽인 다윗을 알아보는 이들로 인해 미친 체하며 지내야 하는 수모를 경험하기도 합니다. 골리앗을 죽이고, 블레셋과의 전장에서 계속 승리하며 이스라엘의 천부장까지 지냈고, 사울 왕의 사위까지 된 다윗의 모습이 초라하기 그지없습니다. 그렇지만 이건 다윗이 당할 고난의 시작일 뿐입니다.

사울 왕을 피해 다윗은 먼저 하나님의 장막이 있는 놉으로 가서 제사장 아히멜렉을 만났습니다. 그 이전에는 사울을 피해 사사였고, 선지자인 사무엘을 찾았었는데, 이번엔 제사장의 성읍이라고 불리는 놉으로 가서 그 당시 대제사장인 아히멜렉을 만납니다. 인생이 힘들고 고통스러울 때, 인생에 위기가 찾아왔을 때 다윗은 가까운 가족이나 자기에게 힘이 될만한 권세자를 찾아가기보다는 하나님의 사람을 찾아갔다는 것은 다윗이 얼마나 하나님을 의지하고 있는지를 잘 알 수 있습니다.

다윗이 자기에게 찾아온 것에 대해 제사장 아히멜렉은 떨었다고 1절에 기록하고 있습니다. 왜 떨었을까요? 떨다는 말은 놀라다는 의미도 가지고 있습니다. 느닷없이 홀로 자기를 찾아온 다윗을 보고 불길한 예감으로 인해 두려워한 것 같습니다. 다윗의 모습을 보고 범상치 않은 상황이라는 것을 알았을 것입니다. 다윗 혼자만 왔지만, 다윗의 표정이나 상황을 보아도 느낄 수 있었을 것입니다. 다윗과 함께하는 일부 병사들이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아마 다윗과 다르게 움직여서 따로 약속한 장소에서 만나기로 하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2절). 다윗이 떡 다섯 덩이를 요구한 것을 보아도 혼자 먹기엔 양이 많은 것을 볼 때 그러한 추측이 가능합니다. 다윗은 사울 왕의 특명을 받고 은밀하게 움직이는 중이라고 말하면서(2절), 먹을 양식을 요청하였는데, 아히멜렉은 일반 떡은 없고, 성소에 하나님께 올리는 진설병만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진설병은 하나님께 올렸다가 새로운 떡으로 올린 후에 그 이전의 떡은 제사장이 먹게 되어있습니다. 그런데 이 떡을 다윗과 다윗을 따르는 이들에게 줍니다. 물론 이 떡은 정결한 자만 먹어야 하기에 그 정결 여부만 확인하고 떡을 다윗에게 줍니다. 이 사건은 아마도 다윗이 왕위에 올라 이스라엘 민족을 다스리게 될 것이라는 것을 암시하는 사건으로 기록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진설병은 열두 지파를 상징하는 열두 개의 떡을 올렸기에 이 떡을 받았다는 것은 앞으로 이스라엘 민족을 다스릴 자가 된다는 의미를 가질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아히멜렉은 다윗을 잘 도와주었습니다. 떡도 주었고, 다윗이 골리앗을 죽이고 빼앗았던 칼도 하나님의 장막에 보관되고 있었는데, 그 칼도 다윗에게 내어줍니다(9절). 아무리 급하게 서두른다고 해도 장수가 특명을 받고 이동하면서 무기도 가져오지 못했다는 말은 누가 봐도 궁색한 변명일 것입니다(8절). 아마 아히멜렉도 그러한 점을 수상히 여겼을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아히멜렉은 다윗에게 협력합니다. 이로 인해 나중에 사울 왕에 의해 아히멜렉의 가족이 죽임을 당하는 참상을 겪게 됩니다(삼상 22장).

그런데 이러한 상황을 엿보고 있던 자가 있었습니다. 바로 도엑이라는 사람인데 에돔 사람으로 사울의 신하이며 사울의 목자장이라고 소개하고 있습니다(7절). 도엑은 마침 하나님의 장막에 머물러 있다가 이러한 상황을 목격했고, 사울 왕에게 이 상황을 보고합니다. 아마 다윗도 도엑을 알아보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그래서 서둘러 그날에 곧바로 블레셋의 가드로 피신하지 않았을까 추측해봅니다(10절).

어떤 사람은 사람의 진면목(眞面目)을 보지 않고 상황에 따라 처신하는 사람이 있고, 어떤 사람은 상황이 아니라 한 사람의 사람 됨에 따라 처신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도엑은 다윗의 모습을 지켜보면서 사울 왕에게 보고하여 다윗과 대적이 되었고(삼상 22:9, 10), 아히멜렉을 비롯한 85명의 제사장들을 죽게 하였고, 아히멜렉은 대략적으로 다윗의 처지를 눈치챘음에도 불구하고 다윗을 도왔습니다. 아히멜렉은 하나님의 뜻과 다윗의 사람 됨을 보고 판단했습니다(삼상 22:14, 15). 상황에 따라 처신하지 않고, 본질을 바라볼 수 있어야 합니다.

다윗은 적국인 블레셋의 가드라는 곳으로 도피하고자 했지만, 다윗을 알아보는 이들로 인해 가드에서 미친 체하면서 그 위기를 모면합니다. 13절의 말씀은 다윗의 처참한 모습을 잘 묘사해주고 있습니다. 승승장구하던 다윗이 졸지에 궁색하고 초라한 모습으로 미친 체해야 살아남을 수 있는 처지가 된 것입니다. 그러나 이것 역시 다윗이 왕이 되기 위한 과정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주신 비전(Vision)이 있고, 하나님 앞에 성실한 믿음으로 살아가더라도 다윗처럼 처참하고 초라한 모습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어쩌면 이 과정은 믿음의 연단 과정입니다. 이 과정을 믿음으로 잘 통과할 때 하나님께서 주신 비전을 이루어가는 자가 될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하나님을 향한 믿음을 잃지 않고 꼭 붙드는 것입니다. 오늘도 어떤 삶이 내게 주어지더라도 하나님만을 의지하는 삶이 되길 기도합니다.

(안창국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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