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 묵상
잠언 14:20~35/ 여호와를 경외하는 자는 흔들리지 않는다
여호와를 경외하는 것이 지혜의 근원이 됩니다. 오늘의 본문에서는 지혜로운 자에 대한 다른 표현으로 여호와를 경외하는 자라는 표현이 사용됩니다. 경외(敬畏)라는 단어는 히브리어로 “야레”(יָרֵא)라는 단어가 사용되는데 이 단어는 두려워한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 두려움은 무서움과는 다른 의미입니다. 공경하는 마음으로 두려워하는 태도인데, 창조주이신 하나님 앞에 피조물이 갖는 자연스러운 태도입니다. 하나님이 너무 크시고 거룩하시고 완벽하시기에 삼가게 되는 태도를 의미합니다.
하나님을 경외하는 자는 함부로 행동하지 못합니다. 어린 시절, 학생이었을 때 학교 선생님 앞에서는 행동을 조심스럽게 하고 말도 조심스럽게 했던 것과도 같습니다. 전능자이시며 완벽한 의(義)가 되신 거룩하신 하나님 앞에서는 말과 행동을 조심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 경외를 잃어버리는 이들도 있습니다. 하나님을 우습게 여길 때, 하나님을 제대로 알지 못할 때 나타나는 태도입니다. 이런 자들은 결국 어리석고 미련한 삶을 살게 되는 것입니다.
오늘 본문에서 20절을 읽다 보면 고개를 갸우뚱하게 되는 부분도 있습니다. “가난한 자는 이웃에게도 미움을 받게 되나 부요한 자는 친구가 많으니라”는 이 말씀을 보면 얼핏 가난한 자를 무시하고 부요한 자를 두둔하는 것처럼 여겨질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 말씀은 그 다음절과 함께 묵상해야 합니다. 이어지는 21절에는 “이웃을 업신여기는 자는 죄를 범하는 자요, 빈곤한 자를 불쌍히 여기는 자는 복이 있는 자니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즉 20절은 세상에서 나타나고 있는 현실을 이야기하면서, 세상의 사람들이 그렇게 하는 것처럼 이웃을 업신여기는 자는 어리석은 자라고 말씀하고 있는 것입니다. 31절에서도 “가난한 사람을 학대하는 자는 그를 지으신 이를 멸시하는 자요, 궁핍한 사람을 불쌍히 여기는 자는 주를 공경하는 자니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을 경외하지 않는 자들은 가난한 자들을 업신여기고 부요한 자에게는 가까이하려고 애씁니다. 이런 이들은 꼼수에 능하기에 수고하기보다는 권력이나 재물이 있는 자에게 환심을 사려고 온갖 감언이설(甘言利說)로 다가갑니다. 그래서 23절에서는 “모든 수고에는 이익이 있어도 입술의 말은 궁핍을 이룰 뿐이니라”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24절과 25절을 통해서도 진실을 따르지 않고 상황에 따라 말을 바꾸고 거짓말을 하는 이들은 그들이 재물을 얻더라도 결국 미련한 것일 뿐이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이런 자들은 하나님을 경외하기보다는 온갖 수단을 통해 다른 사람보다 더 많은 이득을 얻으려고 하기에 시기(猜忌)하는 마음을 갖게 되기 쉽습니다. 그렇지만 하나님을 경외하는 자는 하나님을 견고하게 신뢰하기 때문에 어떠한 상황에서도 하나님께서 주시는 평안을 누리게 됩니다. 그래서 30절에서 “평온한 마음은 육신의 생명이나 시기는 뼈를 썩게 하느니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여호와를 경외하는 지혜로운 자는 흔들리지 않습니다. 그물에 걸릴 것을 염려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26절과 27절에서 이렇게 말씀하고 있습니다. “26여호와를 경외하는 자에게는 견고한 의뢰가 있나니 그 자녀들에게 피난처가 있으리라. 27여호와를 경외하는 것은 생명의 샘이니 사망의 그물에서 벗어나게 하느니라.” 하나님을 경외하며 살아가는 자들은 재물 자체에 중요성을 두지 않습니다. 내가 얻을 이득에 연연(戀戀)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마음을 조급하게 굴거나 쉽게 노하지도 않고(29절), 상황에 따라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계속 명철한 마음에 머물러 있고(33절), 공의로운 삶을 살아가게 됩니다(34절). 이것이 여호와를 경외하며 살아가는 지혜로운 자의 삶의 모습입니다.
우리가 전능자 하나님 앞에서 살아가고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거룩하신 하나님 앞에서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 일상의 삶 속에서 하나님을 경외하며 살아가게 될 것이고, 그러한 하나님을 견고히 의뢰하면서 흔들리지 않고 하나님의 지혜를 따라 살아가게 될 것입니다. 결국 마땅히 가야할 그 길을 곧게 걸어갈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세상의 눈치를 살필 것이 아니라, 상황에 따른 처세(處世)에 민감할 것이 아니라 온전히 하나님을 바라보며 하나님의 지혜를 따라 살아가며 사역하는 자가 되기 위해 오늘도 거룩하신 하나님 앞에서 하나님을 경외하는 삶을 살아가야 하겠습니다.
(안창국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