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 묵상

룻기 2:14~23/ 넘치는 배려, 부어지는 하나님의 축복

작성자
phil120
작성일
2022-05-04 05:06
조회
106

차고 넘치게 베풀어주는 배려는 배려를 받는 사람의 마음까지 훈훈하게 합니다. 유대인의 율법에 추수할 때 밭에 떨어진 이삭이나 열매는 나그네나 과부나 고아 등 어려운 이웃을 위해 남겨두라고 명하고 있기에 그 당시 추수하는 밭에는 떨어진 이삭을 주우러 온 이들이 적지 않았을 것입니다. 주인의 입장에서 본다면 이삭을 주우러 온 사람들이 많으면 추수하는 일에 꽤 성가실 수 있고, 때로는 이삭을 주우면서 이미 추수해놓은 곡식 다발에서 은근슬쩍 빼갈 수도 있는 일이었기에 마뜩잖게 여길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니 율법에 명한 대로 이삭 줍는 이들에게 이삭을 줍도록 허락은 하되 아마 친절하게 대하기는 어려웠을 것입니다. 15절과 16절을 보면 보아스가 일하는 일꾼들에게 이삭을 줍는 룻을 책망하지 말고, 꾸짖지 말라고 한 것을 보면 그 당시 추수하는 일꾼들이 이삭을 줍는 이들에게 거칠게 대하는 일도 많았음을 짐작하게 합니다.

그런데 보아스는 이삭을 줍고 있는 이방 여인이 모압에서 나오미와 함께 온 룻이라는 것을 알고 친절과 호의를 베풀고 있습니다. 식사할 때에 가까이 오게 하여 떡과 볶은 곡식을 함께 먹도록 하되, 먹고도 남을 정도의 충분한 양을 줍니다(14절). 떡을 초(醋)에 찍어 먹도록 배려하기도 합니다. 초는 아마도 요즘의 발사믹 식초(Balsamic Vinegar)와 비슷한 종류라 여겨집니다. 볶은 곡식을 배불리 먹고도 집으로 가지고 가서 시어머니인 나오미에게도 준 것을 보면(18절) 꽤 많은 양의 음식을 준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추수하는 일꾼들에게 룻이 곡식 단 사이에서 줍도록 허락하고, 오히려 곡식 다발에서 조금씩 뽑아 버려서 더 주울 수 있도록 하게 하고, 괴롭히거나 나무라지 않도록 하라고 당부합니다(15절, 16절). 룻에게 곡식을 직접 줄 수도 있었겠지만, 룻의 자존심이 상하지 않도록 하는 배려가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룻이 하루 종일 이삭을 주워서 떨어보니 한 에바나 나왔다고 기록합니다(17절). 한 에바는 약 22ℓ 정도의 양입니다. 룻과 나오미, 두 명이 5일 정도 먹을 수 있는 양입니다. 고대 바벨론에서 남자 노동자가 하루 노동으로 받는 배급량이 1ℓ 정도였다는 것을 생각해본다면 매우 많은 양입니다. 23절에 보리 추수와 밀 추수를 마칠 때(대략 4~6월)까지 이삭을 주웠다고 기록한 것을 보면 나오미와 룻이 꽤 오랫동안 먹을 수 있는 양식을 얻었을 것입니다. 보아스는 룻에게 넘치도록 배려를 베풀었습니다. 이러한 배려는 그 마음에서 진심으로 우러나오는 호의와 친절이 아니라면 힘든 것이었습니다. 하나님은 룻에게 보아스를 만나게 하셔서 믿음의 결심으로 베들레헴에 온 룻을 위로하고 채워주신 것입니다.

집으로 돌아온 룻은 시어머니 나오미에게 있었던 일을 이야기합니다. 룻이 가져온 볶은 곡식이면 적지 않은 양의 곡식을 가져온 것을 본 나오미도 꽤 놀랐을 것입니다. 그래서 19절을 보면 나오미가 어디서 주웠는지 묻습니다. 그 정도로 많이 주울 수 있도록 배려했다면 그 사람은 하나님의 복을 받아 마땅하다고 고백합니다. 룻은 그 밭의 주인은 보아스라고 말했습니다. 보아스라는 이름을 들은 나오미는 금세 보아스가 가까운 친족이며 기업 무를 자인 것을 알았고 룻에게도 그렇게 이야기합니다. 사실 룻기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기업 무를 자”라고 표현된 유대인의 관습을 알아야 합니다. 기업 무를 자라는 말은 히브리어로 “고엘”(גֹּאֵל)이라고 하는데, 친족 구원자(Kinsman Redeemer)라고도 번역할 수 있습니다. “되사다”, “도로 찾다”는 의미도 있는데, 여러 이유로 인해 집이나 토지를 저당 잡혔을 때 돈을 지불하고 되찾아주도록 하는 율법을 통해서 말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대를 이을 자식이 없이 죽은 친족을 위해서 그 아내와 결혼해서 대를 잇도록 할 의무도 있었습니다. 이것을 계대혼인법(繼代婚姻法)이라고 합니다. 자식 없이 살고 있는 두 과부에게는 이런 친족이 있다면 그 가족이 갖고 있었던 토지를 되찾을 수 있고, 기업을 무를 자와 혼인하여 자식을 낳아 대를 이을 수도 있습니다. 보아스의 이름을 들은 나오미는 보아스가 바로 그런 자격을 갖춘 자라는 것을 생각한 것입니다.

룻은 우연히 보아스의 밭에 갔습니다. 그리고 보아스의 친절로 말미암아 보아스의 밭에만 머물며 이삭을 주울 수 있었고, 훨씬 많은 곡식을 얻어올 수 있었습니다. 만약 이 밭, 저 밭을 다니면서 이삭을 주우면서, 이리저리 고생했다면 평균 정도의 곡식만 가지고 왔었을 것이고, 그렇다면 나오미가 룻에게 누구의 밭에 가서 주웠느냐 묻지도 않았을 것입니다. 혹시 물었더라도 룻이 누구의 밭에서 이삭을 주웠는지 기억도 하지 못했을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보아스의 친절과 넘치는 배려에 보아스라는 이름이 또렷이 기억되었고, 보아스가 기업을 무를 친족임을 생각해낸 것입니다.

어쩌면 보아스가 기업을 무른다면 룻에게 좋은 일이겠지만, 결과적으로 보면 보아스에게도 큰 축복입니다. 다윗의 족보에 오르는 영광스러운 일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서 주신 마음으로 넘치는 호의와 배려를 베푼 것이 보아스에게도 복이 되었습니다.

나오미는 추수를 마칠 때까지 자기 밭에서 머물며 이삭을 주우라고 했다는 보아스의 말(21절)을 전하는 룻에게 다른 사람의 밭에 가지 말고 보아스의 밭에서만 이삭을 주우라고 권면합니다(22절). 다른 밭에서 사람을 만나게 될 경우에는 괜히 괴롭힘을 당하기에 십상이기에 룻을 배려하는 마음이었을 것입니다. 어쩌면 이때까지는 일이 어떻게 흘러갈지 몰랐을 수 있습니다. 기대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미래를 예측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룻에게 풍성한 곡식을 얻게하는 것을 통해 모압 땅에서 고생하다가 빈손으로 베들레헴에 온 룻에게 베풀어주실 은혜를 예고하고 있습니다. 믿음의 결심은 하나님의 넘치는 축복을 누리게 합니다. 내게 주신 것으로 넘치게 베풀면 하나님의 은혜를 넘치게 누리게 되는 복을 얻습니다.

(안창국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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