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나 2:1~10/ 밑바닥에서 드리는 기도

요나는 평생 잊지못할 엄청난 사건을 겪습니다. 바다에 던져지고, 물속에서 생사를 넘나드는 혼미한 상황을 겪다가 큰 물고기에 삼켜져서 2박 3일을 보내는 스펙터클(spectacle)한 경험을 하게 됩니다. 다시스로 가는 배 위에서는 그렇게 폭풍우가 몰아쳐서 배 안의 모든 사람이 죽음의 위험에 처해있을 때도 자기를 바다에 던지라고 했던 요나의 기개는 어디론가 사라지고 하나님께 살려달라는 간절한 기도를 드리는 요나의 모습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큰 물고기 뱃속에서 삼일간이나 살아남을 수 있는가 하는 것에 대한 질문을 할 수 있는데, 요나가 큰 물고기에 삼키운 것과 유사한 사건이 실제로 있었다고 합니다.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에 보면, 1891년 2월에 포클랜드 연안에서 제임스 바틀리라는 이름을 가진 선원이 고래에게 먹힌 사건이 있었습니다. 이 고래는 스펌 웨일(Sperm Whale)이라는 이름을 가진 특이한 고래였다고 합니다. 보통 고래는 목이 상당히 좁은데 이 고래는 목이 굉장히 넓었다고 합니다. 브리태니커 사전에 따르면, 제임스 바틀리라는 선원은 그 고래에게 삼키워서 하루 반을 생존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암튼 요나는 물고기 뱃속에서 참회의 기도를 드립니다. 요나는 스올의 뱃속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최악의 상황, 가장 밑바닥까지 내려간 처참한 상황임을 깨닫습니다. 3절, 5절, 6절은 바닷속을 비교적 상세히 묘사하고 있습니다. 깊은 물과 파도, 바다풀과 바닷속에 있는 계곡까지 묘사되고 있습니다. 이제 죽음을 앞두고 있는 상황인데, 하나님께서 큰 물고기를 미리 준비하셔서 요나를 삼키게 하셨습니다.

요나는 하나님께 징계를 받았음을 인정합니다. 그래서 주의 목전에서 쫓겨났다고 표현하고 있습니다(4절). 그리고 목숨이 경각에 달린 상황까지 치달았음을 내 영혼이 피곤했다는 표현으로 자신의 상황을 고백합니다(7절). 그런데 요나는 배 위에서 자신이 죽더라도 하나님께 돌이키지 않을 것처럼 행동했던 것과는 달리 하나님께 구원을 요청합니다(7절, 9절). 헛된 우상을 섬기는 이들과는 달리 자신은 주님께 감사의 제사를 드리고 서원을 갚겠다고 약속합니다(8절, 9절). 오직 하나님만을 바라보겠다고 약속합니다(4절).

오늘 본문에 나오는 요나의 기도는 애절하고 간절합니다. 오직 하나님만을 섬기고 경배하겠다고 고백하면서 서원을 갚겠다고 한 것으로 보아, 아마도 니느웨에 가서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라는 하나님의 명령에 순종하겠다는 것으로 보입니다. 하나님께 불순종함으로 인생의 가장 큰 위기를 맞이한 요나는 목숨을 건지기 위해 모든 자존심을 내던진 기도로 하나님께 나아갑니다. 물론 요나서 2장 이후에 나타난 요나의 행적은 썩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어찌 되었든 하나님의 명령에 따라 니느웨에 가서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는 일을 하였고, 결과적으로 니느웨가 회개하여 하나님의 심판을 면하게 되었습니다.

하나님은 하나님께서 계획하신 일은 반드시 행하시는 분이십니다. 니느웨가 회개하고, 안 하고는 니느웨 백성의 선택에 달렸지만, 니느웨 백성에게 회개의 기회를 주고자 하는 하나님의 계획은 결국 이루십니다. 요나가 끝까지 거부했다면 하나님은 아마 다른 선지자를 보내셔서 니느웨 백성에게 하나님의 심판을 예고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요나를 포기하지 않으시고 끝까지 기회를 주셨습니다. 요나에게는 축복입니다. 니느웨를 살리는 일에 요나가 사용된 것입니다. 하나님은 때로 별로 탐탁지 않아 하는 이를 통해서도 하나님의 일을 행하십니다. 그래도 그렇게라도 사용된다는 축복입니다. 요나가 하나님을 거역하다가 결국은 죽고 말았다는 이야기로 끝난 것보다 훨씬 나은 결과입니다. 하나님께서 징계하실 때 빨리 회개하고 돌이키는 것이 좋습니다. 인생의 밑바닥에 내려갔을 때 하나님을 바라보아야 합니다. 하나님의 구원을 간구해야 합니다. 하나님만을 의지하며 하나님께 순종하겠다고 기도해야 합니다. 그러면 하나님께서 또 한 번의 기회를 주십니다. 또 한 번의 기회를 주시기 위한 밑바닥, 그 밑바닥에서 회개의 기도와 구원을 간구하는 기도로 주님께 나아갈 수 있길 소망합니다.

(안창국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