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 묵상

잠언 11:1~15/ 하나님의 사람은 정직하게 살아간다

작성자
phil120
작성일
2021-06-15 07:36
조회
136

독일에 살면서 느끼게 된 독일 사람의 일반적 근성(根性) 중 하나는 정직입니다. 정직하기에 신실합니다. 누가 보지 않아도 규칙을 잘 지키고, 누가 검사하지 않아도 스스로 알아서 잘 지켜서 행합니다. 트람(Tram)을 탈 때 표 검사를 안 하는 도시가 참 많습니다. 그래도 모두가 표를 제대로 끊고 버스나 트람에 승차합니다. 그러한 성향이 서로 믿어주는 사회를 만들어 가는 것을 경험했습니다.

하나님의 지혜로 살아가는 사람은 정직한 사람입니다. 정직한 사람은 일구이언(一口二言)을 하지 않습니다. 상황에 따라 말을 바꾸지 않습니다. 자기 이득 여부에 따라 행동하지 않습니다. 조금 우직(愚直)해 보여도 바른길을 꿋꿋이 가는 사람이 하나님의 지혜로 살아가는 자입니다. 눈앞의 손익(損益)을 따지기보다는 가야 할 길로 가는 자입니다.

오늘 읽은 말씀을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하나님의 지혜로 살아가는 자는 정직한 자라는 말씀입니다. 지혜롭지 못한 자에 대해서 속이는 저울, 교만, 멸시함, 사악함, 한담(閑談) 등으로 표현합니다. 이 모든 것은 자기에게 중심을 두고 있기에 나타나는 현상들입니다. 자기의 이익에 집중하고, 자기가 더 인정받고, 자기가 높아지기 위해 행하는 일들입니다.

이에 반하여 하나님의 지혜로 살아가는 의인에 대해서는 정직, 겸손, 신실과 성실, 축복의 말을 하는 것, 불필요한 말을 하지 않음(잠잠함) 등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이 시대에 그리스도인으로서 살아갈 때 우리가 살아가야 하는 모습이기도 합니다. 직장이나 학교에서, 사회생활 속에서 나는 정직한 자로, 신실한 자로 인정받고 있는가, 스스로 질문해보아야 합니다.

저는 제 두 아들에게 늘 정직하게 살라고 말합니다. 내가 무슨 잘못을 했을 때에도 다른 핑계를 대거나 속이지 않고 정직하면 내 체면이 구겨지고, 손가락질을 받고, 비난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 잠깐의 시간이 지나면 더 이상의 문제로 발전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그 순간을 모면하려고 속이고 핑계 대기 시작하면 계속하여 문제들이 이어지며 발생하게 됩니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그리스도인의 표지(標識) 중 하나가 정직과 신실함이면 좋겠습니다. 장사를 하더라도, 사업을 하더라도, 직장의 업무를 할 때에도 그리스도인들은 정직하고 신실하다는 인정을 받았으면 좋겠습니다.

15절은 자칫 오해하기 쉬운 말씀이기도 합니다. “타인을 위하여 보증이 되는 자는 손해를 당하여도 보증이 되기를 싫어하는 자는 평안하니라.” 다른 사람의 보증을 서주는 것 때문에 고통을 겪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보증을 서주지 않으면 어려움을 겪으면서 그 필요를 해결하려는 주변 이웃들이 고통을 겪을 수도 있으니 보증을 서주어야 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런데 오늘의 본문에서만 아니라 잠언에서는 여러 번 반복해서 보증을 서지 말라고 경고합니다(잠 17:18; 20:16; 22:26; 27:13). 여기서 보증을 서지 말라는 말씀은 다른 사람에게 관용을 베풀지 말라는 의미가 아닙니다. 보증이란 내가 보증한 사람이 그 빚을 갚지 못했을 때 대신 그 빚을 갚겠다는 약속입니다. 그런데 내가 보증한 사람의 빚을 다 갚아도 될 정도의 여력이 없는데 보증을 서는 것은 보증한 사람과의 관계도 깨어지게 되고, 나 자신의 삶도 완전히 무너질 수 있는 위험이 크기에 누구에게도 덕(德)이 되지 않습니다. 내가 충분히 감당하지 못할 보증을 서는 것은 정직이라는 덕목의 연장선에서 볼 때 정직하지 않은 약속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그 보증에 문제가 되었을 때 충분히 해결할 수 없다면 내가 할 수 있는 역량 안에서 다른 측면의 도움을 주는 것이 훨씬 나은 것입니다.

다른 측면에서 본다면 내가 급하다고 해서 충분한 역량이 없는 이웃에게 친하다는 이유로 보증을 요구하는 일도 가능한 한 하지 말아야 합니다. 어쩔 수 없는 상황이 찾아오는 경우도 있겠지만 하나님께 지혜를 구하며 해결해 나가는 것을 우선으로 삼아야 할 것입니다.

하나님의 지혜 안에 살아가는 자는 정직한 자이며 신실한 자입니다. 오늘 하루도 정직하고, 신실하게 살아가는 삶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안창국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