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위기 14:1~20/ 회복되었음을 공동체에 선포함

감염성 피부병, 악성 피부병에 걸린 자들은 이스라엘 진영 밖에 격리되어 있다가 질병이 모두 나으면 다시 이스라엘 진영 안으로 들어오게 하였는데, 이때 그 질병이 나았다는 것은 제사장이 판단하게 하였습니다. 격리된 이 환자가 머무는 곳으로 제사장이 나갔습니다(3절). 질병이 완전히 나았는지 판단하기 위해서는 아직 전염의 위험이 있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제사장은 환자가 격리되어 있는 진영 밖으로 나가야 했습니다. 요즘으로 말하자면 마치 전염병을 돌보는 의사가 그 위험을 무릅쓰고 환자를 진찰하는 것과도 같습니다. 제사장은 전염성 피부병을 진찰하여 그 병을 진단하는 것과 그 병이 나았는지 살펴보는 것도 감당해야 했습니다. 목회자는 성도의 안전과 돌봄을 위해 때로 위험을 감수해야 할 때가 있습니다. 주님의 일꾼은 그러한 상황에서 기꺼이 자신을 헌신할 수 있어야 합니다.

환자가 나았다고 판단되면 정결을 위한 의식을 거행하게 되는데, 첫 번째로는 정결한 새 두 마리를 준비하게 하였는데 아마 진영 밖에서 지내는 상황이었기에 특정한 새를 지정하지 않고 어떠한 새든 정결한 새면 가능하도록 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두 마리의 새와 더불어 백향목, 홍색 실, 우슬초 등을 준비하여 새 한 마리는 질그릇 안에서 흐르는 물 위에서 잡은 새의 피를 모으고(5절), 살아있는 또 한 마리의 새에 그 피를 발라 환자에게 일곱 번 피를 뿌린 후에 날려 보냈습니다(6절, 7절). 그리고 나았다는 진단을 받은 환자는 옷을 빨고, 온 몸의 털을 다 밀고 물로 몸을 씻은 후 진영 안으로 들어오지만 칠 일 동안은 장막 밖에서 머물다가 일곱째 날에 다시 모든 털을 밀고 옷을 빨고 몸을 물로 씻은 후에 집으로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8절, 9절). 제사장이 나았다가 진단하였어도 완전히 정결하다는 것을 선포할 때까지 칠 일간의 유예 기간을 둔 것입니다. 아마 이것은 전염성이 강한 질병에 대해 조금이라고 전염의 위험이 있을 것을 차단하기 위한 것이기도 하고, 공동체 안에서 확실하게 병이 나았음을 확인시키는 과정이리라 여겨집니다. 질병이나 죄악이나 정결하게 되었다는 것에 대한 확증이 필요합니다. 그것을 보여주는 과정이라고 보입니다.

그 이후에 다시 흠 없는 어린 숫양 두 마리와 흠 없는 일 년 된 어린 암양 한 마리, 고운 가루 삼 에바(약 5.64ℓ)에 기름 섞은 소제물과 기름 한 록(약 0.3ℓ)을 준비하여 속건제와 속죄제로 드리게 하였습니다. 제물의 피를 하나님 앞에 뿌리고 정결함을 받을 환자의 오른쪽 귓부리와 오른쪽 엄지 손가락, 오른쪽 엄지 발가락에 발라 그 피로 온몸이 정결하게 되었음을 선포하고(14절), 후에 기름을 같은 곳에 바르고 남은 기름을 그 머리에 바르게 되는데 정결함을 얻은 후에 그 존귀함을 다시 회복함을 의미하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기름은 성령을 상징하는 것이기도 하여 정결함 위에 성령의 임재를 상징한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여러 번의 의식을 거쳐 전염성 피부병(악성 피부병)을 앓았던 환자가 정결하게 되었음을 선포하게 하였는데, 이는 병을 낫게 해주신 하나님 앞에 드리는 예배(제사)이기도 하지만, 환자 스스로에게도 병이 완전히 나았음을 확인시켜주기도 하고, 공동체에 분명하게 선포하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쉬쉬하면서 은밀히 병을 진단하고, 언제 질병을 앓았는지도 모르게 은밀히 회복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분명히 진단하여 선포하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유야무야(有耶無耶) 넘어가는 것은 공동체의 정결함을 깨뜨리는 요인이 됩니다. 공동체 안에 좋지 않은 영향력(전염성)이 있는 죄악은 분명히 드러내어 그 죄악을 잘라내야 하고, 회복되었을 때는 다시 분명히 선포하여 더 이상 해결된 죄로 인해 고통받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그래야 공동체가 정결하고 건강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지도자는 이 부분에 대한 책임감을 가지고 담대히 행해야 합니다. 교회가 그러한 정결한 공동체로 서길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