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 묵상

출애굽기 32:15~35/ 공동체를 책임지는 지도자로서

작성자
phil120
작성일
2021-10-16 12:39
조회
149

오늘 본문을 읽는 내내 마음에 나도 모를 슬픔이 느껴집니다. 모세가 시내 산에 올라가 하나님께 율법을 받는 동안 이스라엘 백성을 이끌어야 할 책임을 진 아론이 행한 일과 이 일에 대한 아론과 모세의 모습이 대비되면서 목사로 섬기고 있는 나 자신과 요즘 교회의 지도자들의 모습을 여러 가지 측면에서 살펴보게 되면서 더욱 그러한 마음이 느껴졌습니다.

모세는 시내 산 아래에서 아론과 이스라엘 백성이 벌인 행각(行脚)에 대해 분노합니다. 심지어 하나님께서 직접 새겨서 만들어주신 십계명 돌판을 내던져 깨뜨려버립니다(19절). 이 돌판은 이스라엘 백성이 하나님의 백성으로서 지켜야 할 계명을 기록하였는데 이 계명이 이스라엘 백성에게 전달되기도 전에 이미 이스라엘 백성은 하나님을 떠나 우상을 섬기는 만행(蠻行)을 저지르고 있었습니다. 그러니 하나님께서 주신 십계명이 순식간에 물거품이 되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러한 마음이 들어서 모세는 이 돌판을 내던져 깨뜨리게 하지 않았을까 생각해 봅니다. ‘이게 다 무슨 소용이야? 이미 큰 죄 속에 깊이 들어가 있는데…’라는 마음이 들었을 것입니다. 모세는 하나님께 이미 이스라엘 백성의 무모한 죄악들을 용서해달라고 기도하고 내려왔음에도 불구하고(11절~13절) 이 죄악의 현장을 눈으로 보자 참을 수 없는 분노가 일어났을 것입니다. 어쩌면 하나님 앞에 어그러진 세상과 세속화된 교회의 모습을 보면서 이러한 마음이 우리 안에 일어나야 하는 것이 정상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아론은 분노하는 모세 앞에 변명하기에 바쁩니다. 백성의 악함을 변명으로 삼습니다(22절). 송아지를 만든 것에 대해서도 어찌어찌 하다보니 이런 상황이 되었다고 궁색한 변명을 내뱉습니다(24절). 4절에 보면 금송아지를 만들 때 금을 녹여 주물(鑄物)로 만들어 조각칼로 새기는 정교한 작업을 통해서 만들었음에도 불구하고 변명할 때는 어물쩍 넘어가려고 합니다. 마치 우리가 죄를 지을 때엔 그 욕심과 욕망에 매여 그 죄악에 집중하였으면서도 나중에는 그 죄악에 대해서 어쩔 수 없었다, 어찌하다 보니 그렇게 되었다고 핑계하는 것과 같은 모습입니다. 아론은 모세가 시내 산에 올라가 있는 동안 이스라엘의 지도자로서의 역할을 해야 하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백성이 어리석고 악하기에 그럴 수밖에 없었다며 핑계 대는 것은 지도자로서 해야 할 행동이 아닙니다. 모세는 오히려 백성의 죄를 용서하지 못하시겠다면 차라리 자기 이름을 주님의 책에서 지워달라고 할 정도로 자신에게 책임을 돌립니다(32절).

목사나 교회의 지도자가 성도의 핑계로 사역을 굽게 해서는 안 됩니다. 세상이 그러하기에, 성도들이 그렇게 원하기에, 성도들의 필요에 의해서 어쩔 수 없이 이렇게 사역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핑계 대서는 안 됩니다. 하나님께서 일을 맡겨주신 지도자, 사역자는 성도들의 필요와 요구를 들어주는 것에 앞서서 하나님의 뜻에 따라 사역을 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성도들이 원하는 바에 맞추어서 설교하거나, 성도들이 원하는 바에 맞추어 교회의 사역을 계획해서는 안 됩니다. 물론 성도들을 무시하고 독단적으로 사엮하라는 말은 절대 아닙니다. 하나님께서 사랑하시는 성도들을 잘 돌보고 올바르게 섬기는 것이 목사, 지도자, 사역자의 일이기에 성도들이 잘되도록 하는 일에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뜻을 잘 분별하여 하나님의 뜻에 합당하게 세워지도록 성도를 섬기고 돌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결국 금송아지를 만들어 섬긴 죄에 대해 매우 단호한 처벌이 가해집니다. 모세는 여호와 편에 잇는 자는 자기에게 나아오라고 요청합니다(26절). 모세의 편이 아니라 하나님의 편에 서길 원하는 자들을 부른 것입니다. 그리고 그렇지 않은 자들은 형제이든, 친구이든, 이웃이든 모두 죽이라고 하여 그날 죽임을 당한 자들이 삼천 명가량이 되었습니다(27절, 28절). 이렇게 하여 우상을 섬기고 하나님의 뜻에 따르지 않는 죄악을 이스라엘 공동체 안에서 끊어낸 것입니다. 공동체 안에 있는 죄악을 내버려두면 그 공동체는 썩어가게 되어 있습니다. 죄악이 발견될 때마다 재빨리 도려내고 끊어내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스라엘 전체 백성의 숫자에 비해서는 비교적 적은 숫자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물론 금고리를 내어주는 것부터 시작하여 여러 측면에서 대부분의 이스라엘 백성이 이 죄악에 가담을 했었으리라 생각되지만, 아마도 깊은 생각 없이 참여한 자들도 있었을 것이고, 저지르고 난 후에 모세의 분노를 보면서 아차 하는 생각을 하면서 금세 돌이킨 자들도 있었을 것입니다. 이것 역시 하나님의 은혜라고 생각됩니다. 자신이 잘못했다는 것을 깨닫는 것도 복이고, 그것에서 신속하게 돌이키는 것은 더 큰 복입니다.

한 교회공동체를 책임지고 있는 목사로서 지도자의 책임이 얼마나 막중한지를 다시 한번 깨닫습니다. 대중들의 요구에 무조건 휩쓸려가거나 대중들에게 인기를 얻고 인정을 받으려고 하기에 앞서 하나님의 뜻에 먼저 민감하여 하나님의 뜻에 합당하게 사역하는 것이 건강한 공동체를 세워갈 수 있습니다. 먼저 하나님께 민감한 목사가 되게 하옵소서.

(안창국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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