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 묵상

갈라디아서 6:11~18/ 예수의 흔적만이 우리의 자랑입니다

작성자
phil120
작성일
2021-09-14 09:25
조회
157

우리 그리스도인이 주장할 수 있는 것은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입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입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입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입니다. 이것이야말로 그리스도인들에게 있어서 기초 중에 기초이고, 기본 중에 기본입니다. 이 복음 없이 그리스도인을 그리스도인되게 하는 것은 없습니다.

바울 사도는 자신이 지금까지 역설(力說)한 복음에 대한 강조, 오직 예수 그리스도로 인한 구원받음에 대한 강조가 얼마나 중요한 것이었는지를 피력하기 위해 이 편지를 내가 직접 큰 글자로 써서 보내는 것이라고 강조합니다(1절). 일반적으로 바울이 서신서를 기록할 때 대필(代筆)을 하게 한 후 마지막에 서명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직접 자신이 써서 보낼 정도로 간절한 마음으로 쓴 내용이고, 매우 중요한 내용임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복음은 그 정도로 중요한 것입니다.

다시 한 번 할례를 강조하는 율법주의자들에 대한 경계를 당부합니다. 이들은 육체의 모양을 내려는 자들이라고 말씀합니다(12절, 13절). 육체의 모양이라는 것은 외형적인 부분을 의미하는 말입니다. 그 당시 그리스도인들은 유대주의자들이나 율법주의자들에 많은 핍박을 받았습니다. 그러한 그들의 박해를 피하기 위해서 할례라는 외형적 형태를 갖추게 함으로 핍박을 피하려고 하기도 하였습니다. 12절에서 “무릇 육체의 모양을 내려 하는 자들이 억지로 너희에게 할례를 받게 함은 그들이 그리스도의 십자가로 말미암아 박해를 면하려 함뿐이라”고 말씀하고 있는데, 할례를 받게 하는 이유가 그리스도의 십자가로 말미암은 박해를 면하게 하려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예수 그리스도만으로도 충분한데, 그렇게 주장하면 유대인들의 박해를 받을 수밖에 없으니 할례를 받아 그 박해를 면하자는 의도라는 것입니다. 즉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부활만으로 구원을 받는다는 것이 복음의 핵심인데 박해를 면하기 위해 할례를 받아 나름대로 타협을 하는 모습이라고 꾸짖고 있는 것입니다. 고통과 고난을 면하기 위해 복음의 핵심을 흐리게 해서는 안 됩니다. 복음의 본질을 잃게 해서는 안 됩니다. 그러다 보면 13절에 말하고 있는 것처럼 육체로 자랑하게 만들게 됩니다. 즉 내가 뭔가를 행해서 구원에 이르게 된 것처럼 자랑하게 되는 오류를 범하게 된다는 말씀입니다. 그런데 이들은 할례라는 외형적 형태만 갖추었을 뿐 그 외의 율법을 제대로 지키는 것은 아니었습니다(13절). 결국 할례는 면피(免避)를 위한 구실이 되었을 뿐입니다. 자칫 우리의 신앙생활이 그렇게 될 수 있음을 조심해야 합니다. 예배 참여, 새벽기도회 참석, 구제활동 참여, 헌금, 교회에서의 봉사 등이 우리 신앙생활의 본질은 외면한 채 면피가 되는 행위가 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바울 사도는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외에는 결코 자랑할 것이 없다고 선언합니다(14절). 그 외의 것에 대해서는 죽은 자임을 선포합니다. 14절을 표준새번역 성경은 “그런데 내게는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밖에는, 자랑할 것이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내 쪽에서 보면 세상이 죽었고, 세상 쪽에서 보면 내가 죽었습니다”라고 번역하고 있습니다. 오직 예수 그리스도만이 삶의 전부라고 고백하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할례를 받느냐, 받지 않느냐는 중요하지 않고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거듭나서 새롭게 지음 받았느냐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15절). 그리고 “무릇 이 규례를 행하는 자에게와 하나님의 이스라엘에게 평강과 긍휼이 있을지어다”라고 축복합니다. 이 말씀에서의 규례는 헬라어에서 카논(κανόν, Canon)이라는 단어가 사용되는데, 이것은 율법을 의미하는 단어가 아니라 오직 예수 그리스도만을 통해서만 구원을 얻는다는 복음을 의미하는 단어입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만 구원을 얻는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는 하나님의 백성들에게 평강과 긍휼이 있기를 축복하고 있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사도 바울은 “이후로는 누구든지 나를 괴롭게 하지 말라. 내가 내 몸에 예수의 흔적을 지니고 있노라”(17절)고 고백합니다. 아마 바울이 전한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에 만족하지 못하고 율법을 지키려고 함으로 마음의 괴로움을 많이 받았던 것을 상기하면서 더 이상 이 문제로 내 마음을 어렵게 하지 말라고 당부하고 있습니다. 더 나아가 바울을 비난했던 이들도 있었을 텐데 이들을 향해 “내가 분명한 복음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가르쳐주었으니 나를 더 이상 괴롭게 하지 말라”고 당부하고 있는 것이기도 합니다. 그러면서 “나는 내 몸에 예수의 흔적을 지니고 있다”고 말씀합니다. 할례라는 외형적 흔적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부활로 인해 구원받은 흔적을 지니고 있다는 말씀입니다. 흔적이라는 단어는 헬라어로 스티그마(στίγμα)라는 단어가 사용됩니다. 이 단어는 그 당시 종이나 가축에게 소유주가 누구인지 표시하기 위해 쇠로 만든 인장(印章)을 불에 달구어 몸에 찍어 표시하는 표지(標識)입니다. 사도 바울은 자신의 신앙을 드러내는 유일한 표지는 바로 예수 그리스도라고 고백하고 있는 것입니다. 바울은 바리새인이었을 때에도 율법을 열심히 잘 지켜 행했었던 자였고, 사회적 지위나 학식으로 볼 때도 외형적으로 자랑할 만한 것이 많은 자였습니다. 바울이 행했던 사역의 열매들도 자랑할 것이 많았고, 능력을 행한 것도 많았습니다. 그러나 바울은 오직 예수 그리스도만이 자신 안에 있는 흔적이라고 고백하고 있는 것입니다.

요즘 예수 그리스도 외의 다른 것들을 자랑하는 교회들이 너무 많습니다. 예수 그리스도 왼에 다른 것들을 자랑하는 그리스도인들이 너무 많습니다. 우리 안에 유일한 소망이시고, 유일한 구원자이시며, 유일한 주인이신 예수 그리스도 외에 자랑할 것이 있어서는 안 됩니다. 오늘도 내 행위와 나의 애씀과 내 열심이 아닌 오직 우리 주님 예수 그리스도만 드러내며 살아가는 하루가 되게 하옵소서!
(안창국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