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왕기상 22:15~28/ 거짓 선지자에게 참된 선지자가 뺨을 맞는 시대

길르앗 라못으로 가서 아람 족속과 싸울지, 말지를 묻는 아합 왕의 질문에 미가야 선지자는 가서 싸우면 하나님께서 그 성읍을 아합 왕에게 줄 것이라고 대답합니다(15절). 다른 400여 명의 선지자들과 같은 대답을 한 것입니다. 아합 왕이 듣고 싶어 하는 답을 한 것입니다. 그런데도 아합 왕은 다시 미가야 선지자에게 진실만 이야기하라고 추궁(追窮)합니다(16절). 아마도 미가야의 답변은 그저 ‘당신이 듣고 싶은 말이 이것이지 않소?’라는 태도로 말한 것 같습니다. 아합 왕이나 여호사밧 왕도 이런 태도를 쉽게 눈치챘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자 미가야 선지는 정색하여 하나님의 말씀을 제대로 전합니다. 싸우지 말고 각자 집으로 평안히 돌아가라는 말씀입니다(17절).

아합 왕은 ‘그러면 그렇지’라는 마음으로 여호사밧에게 미가야 선지자는 늘 이래왔다고 이야기하며 한탄합니다(18절). 이런 상황에 미가야는 계속 말을 이어갑니다. 하나님은 아합을 징계하시기 위해 아합이 길르앗 라못을 탈환하기 위해 싸우러 가면 아합을 죽이시겠다고 하시면서, 누가 아합이 길르앗 라못을 탈환하기 위한 전쟁터로 나가게 하겠느냐고 물으셨는데, 한 영(靈)이 나서서 거짓 선지자들을 동원하여 아합이 전쟁터로 나가도록 부추기겠다고 하였고, 이 한 영이 거짓 선지자들의 입을 통해 전쟁터로 나가면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고 거짓 예언을 하게 한 것이라고 미가야가 전해줍니다(19절~23절). 아마 이 한 영은 사탄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 이야기를 들은 시드기야 선지자는 기가 막혔습니다. 자신을 비롯한 400여 명이나 되는 선지자들을 일시에 거짓 선지자로 취급한 미가야 선지자에 대한 분노가 치밀어 올랐을 것입니다. 그래서 미가야의 뺨을 치면서, 자신은 하나님의 진실된 선지자인데, 하나님의 영이 자기를 떠나 언제 네게 말했느냐며 따지고 듭니다(24절). 이런 시드기야에게 미가야는 결국 아합이 패하여 전사(戰死)하고 나면 거짓 예언을 한 것에 대한 책임 추궁이 이뤄질 것을 두려워하여 골방에 숨게 되는 신세가 될 것이라고 예언합니다(25절).

미가야는 진실된 하나님의 말씀을 그대로 전하였고, 400여 명이나 되는 선지자들이 한 예언은 거짓 된 것이라는 것을 자세히 설명하였음에도 아합은 이 말을 듣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성주(城主) 아몬과 왕족 요아스에게 미가야를 옥에 가두게 하고, 고생의 떡과 고생의 물을 먹이라고 합니다(26절, 27절). 고생의 떡과 고생의 물이란 아마도 아주 적은 양의 떡과 물이어서 배고픔과 목마름을 계속 느끼게 한다는 의미의 표현으로 보입니다. 진실을 말해도 듣지 않는 아합의 모습은 때로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과도 같을 때가 있습니다. 자기가 듣고 싶은 말만 들으려 하고, 설교나 목회자들에게도 듣고 싶은 말을 해 달라고 직간접적으로 요구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직접적으로는 말하지 않아도, 자기 맘에 듣기 싫어하는 말씀에는 귀를 기울이지 않고, 그런 목사의 설교는 듣지 않으려고 하고, 그런 교회에는 찾아가지 않는 것이 그러한 모습을 대변(代辯)해 준다고 할 수 있습니다.

내가 듣기 원하지 않아도, 내 맘에 맞지 않아도, 내가 원하는 것과는 다른 말씀이어도 하나님께서 하시는 말씀이라면, 잘 분별하여 그 말씀에 귀 기울이고, 따르는 믿음이 필요합니다. 내게 주시는 하나님의 말씀을 잘 듣고, 잘 분별하고, 온전히 순종하는 복된 믿음이 되길 소망합니다.

(안창국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