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레미야 7:1~15/ 이게 교회라고? 웃기지 마!

예레미야가 예루살렘 성문 앞에 서서 큰 소리로 외칩니다. “너희가 이 성전을 여호와의 성전이라고 부르며 이곳에 드나드는구나. 이 성전이 여호와의 성전이라고 하는 것은 말짱 거짓말이다! 너희 길과 행위를 바르게 하는 게 먼저 아니냐?” 2절부터 4절의 말씀을 제 말로 해석한다면 이런 말이 아닐까요? 요즘으로 본다면 교회의 예배실로 향하는 성도들에게 교회의 문 앞에서 “이 교회가 하나님께서 임재하시는 교회라고? 여기서 영과 진리로 드리는 예배가 이뤄진다고? 웃기지 말아라! 그건 말짱 거짓말이다. 너희의 삶이나 먼저 돌아보아라. 제발 하나님 앞에 바르게 살아가는 것부터 신경 써라!”라고 외치는 것과도 같습니다. “이게 교회라고? 웃기지마!”라고 주님께서 말씀하시는 것과 같습니다. 누군가가 교회 문 앞에서 그렇게 외치고 있다면, 그 교회의 장로님들이나 안내위원들이 나와서 만류하고, 끌어내려고 할지 모릅니다.

유다 백성은 때가 되면 예루살렘 성전에 가서 제사도 그리고, 희생제물도 드렸습니다. 그런데 성전 밖에서의 그들의 삶은 엉망진창이었습니다. 그래서 하나님은 예레미야를 통해서 성전에 와서 제사와 제물을 드리기에 앞서 먼저 바른 길과 바른 행위의 삶을 살라고 외친 것입니다(3절, 5절). 그 바른 길과 바른 행위가 무엇인지는 5절과 6절에 나옵니다. 이웃들과의 관계 속에서 정의를 행하며, 소외계층들을 잘 돌보아주고, 억울한 사람이 없게 하고, 다른 신들(우상과 이방신들)을 따르지 않는 것이 바른 길이며, 바른 행위라고 말씀합니다. 그러면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유다) 백성에게 약속의 땅으로 주신 이스라엘, 유다 땅에서 계속 살 수 있게 해주시겠다고 약속합니다(3절, 7절). 그 땅에서 계속 살게 해주시겠다는 것은 바벨론의 침공을 막아주셔서 보호하시겠다는 말씀이기도 합니다. 바벨론 제국을 통해 이스라엘(유다)을 심판하시려는 것을 중지하시겠다는 말씀입니다.

이스라엘(유다) 백성이 단단히 착각하고 있던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자신들은 하나님께서 선택한 백성이기에 늘 안전할 것이라는 착각입니다. 예루살렘 성전은 거룩하시고 전능하신 하나님의 성전이니 언제나 파괴되지 않고 존재할 것이라고 착각했습니다. 그렇기에 그들이 뭔가 잘못을 저지르고, 악을 행해도 언제나 이스라엘(유다)은 존재할 것이며, 예루살렘 성전도 영원히 존재할 것이라고 착각합니다. 이런 것에 대해 하나님은 “그것은 무익한 거짓말인데, 그걸 믿고 있는 거냐?”(8절)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들은 도둑질과 살인과 간음과 거짓 맹세와 바알을 비롯한 우상들, 이방신들에게 절하고 섬기면서, 그래도 하나님께서 선택한 백성이니 안전할 것이라는 거짓된 생각 속에 빠져 있었습니다(9절, 10절). 그렇게 악을 행하면서 하나님의 성전에 와서는 “우리가 구원을 얻었나니다”라며 자위(自慰)합니다. 희생제사를 드리니 하나님게서 구원하셨을 것이라고 착각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다시 나가서 악행을 저지릅니다. 하나님은 이런 모습을 보시고 “이는 이 모든 가증한 일을 행하려 함이로다”(10절)라고 한탄하십니다.

그들은 하나님의 성전을 도둑의 소굴로 여겼습니다(11절). 도둑의 소굴이란, 도둑들이 나가서 도둑질하고 악행을 저지르고 나서 자기들의 피난처로, 안식처로 삼는 것을 말합니다. 그곳에서 자기들은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온갖 악을 행하고 성전에 와서 제사를 드린 후에 면죄부(免罪符)를 얻고 다시 나가서 악행을 저지르는 것입니다. 어쩌면 요즘 그리스도인들의 모습 속에서도 이런 상황이 연출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교회 밖에 나가서 직장이나 가정, 일상생활에서는 제 맘대로 살아가다가 교회에 와서 예배를 드리거나 교회 활동을 하면서 자기들이 정화(淨化)되고 있다고 착각합니다. 그런데 교회 밖으로 나가면 아무런 변화 없이 다시 자기 멋대로 살아갑니다. 교회를 도둑의 소굴로 만드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유다 백성에게 실로의 예를 들어 엄중한 말씀을 선포하십니다(12절). 실로는 여호수아 때부터 성막과 성소가 있었던 성읍입니다. 솔로몬이 예루살렘 성전을 건축할 때까지 실로는 이스라엘의 종교중심지였습니다. 그런데 사무엘이 아직은 어렸을 적, 엘리 제사장이 있을 시절에 블레셋에 의해 언약궤를 빼앗기는 처참함을 경험합니다. 북왕국 이스라엘이 앗수르 제국에 의해 BC 722년에 멸망하고, 실로는 유명무실(有名無實)한 곳으로 전락합니다. 하나님은 실로가 그렇게 파괴된 것처럼 예루살렘도, 예루살렘 성전도 파괴될 것이라고 경고하십니다(12절~15절). 에브라임 자손으로 대표되는 북왕국 이스라엘이 멸망한 것처럼 유다 왕국도 멸망하게 될 것임을 엄중히 경고하십니다(15절).

하나님은 새벽부터 부지런히 이스라엘 백성과 유다 백성에게 경고하시며 말씀하셨습니다(13절). 하나님은 끊임없이 경고하시고, 돌아오라고 권고하시고, 호소하시는 분이십니다. 그러나 우리가 듣지 않아서 문제입니다. 거짓 신앙에 속지 말고, 삶 속에서 하나님을 깊이 경험하고, 하나님의 말씀에 따라 살아가고, 하나님과 동행하는 삶이 되어야 합니다. 교회에 나가고 있다고, 예배 의식에 참여하고 있다고 내가 제대로 된 신앙으로 살아가고 있다는 착각에서 벗어나 진짜 믿음의 삶을 살아가길 소망합니다.

(안창국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