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벗 뜨락

나는 신박한 정리를 하고 있는가?

작성자
phil120
작성일
2021-06-26 20:03
조회
133

요즘 매주 월요일 밤에 tvN이라는 채널에서 “신박한정리”라는 예능프로그램을 방영하고 있는데, 시간적 여유가 있을 때엔 그 방송을 볼 때가 많다. “신박한정리”라는 프로그램은 의뢰인의 집을 찾아가 정리 안 된 그 집을 깔끔하게 정리정돈해 주는 예능프로그램이다. 작년과 올해 여러 번의 이사를 해야 했었고, 이사하면서 이삿짐 정리를 하면서 많은 스트레스를 받았던 까닭인지 공감하면서 이 프로그램을 보게 된다. 그러면서 주변의 분들도 이 프로그램을 좀 보면서 집을 정리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독일에 살면서 독일 사람들의 집을 방문해보면 꽤 정리가 잘 되어 있는 것을 보게 된다. 물론 독일 사람도 사람 나름이겠지만, 대부분의 경우 정리를 잘해 놓는 편이다. 워낙 독일 사람들이 규칙을 정해 정리를 하는 성향이 있기 때문인지 수납을 위한 도구들이 많고 명확하게 분류해서 정리를 잘하는 편이다.
그런데 아무리 정리를 잘하려고 해도 수납공간보다 물건이 더 많으면 정리는 불가능하다. 그래서 “신박한정리”라는 프로그램에서도 가장 먼저 하는 일 중 하나가 불필요하거나 꼭 필요하지 않은 물건을 먼저 처분하는 것이다. 버리기도 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유용하게 사용될 물건들은 중고장터 등을 통해서 처분한다. 그렇게 물건들을 비우고 나면 비로소 공간들이 생기고 정리 정돈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그래서 먼저 버릴 물건을 구분해내는데, 이때 의뢰인의 심각한 고민이 시작된다. 그렇게 고민하는 의뢰인에게 진행자는 과감하게 버릴 것을 계속 요구하는데, 결국 과감한 결단으로 버리기 시작하면 정리의 첫걸음이 시작되는 것이다. 그런데 아까워하고 아쉬워하면서 물건을 비워냈는데, 최종적 결론은 만족스러워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대부분 ‘내가 왜 그걸 그렇게 못 버리고 있었을까?’하며 뒤늦은 후회를 한다.
나도 버리는 데 그리 후하지는 않다. 그렇지만 욕심을 버리고 하나씩 비울 때 오히려 삶은 가벼워진다. 한국에서 독일로 이사하던 2003년도에 꽤 많은 책을 모교 도서관에 기증을 하고 독일로 갔다. 그리고 다시 작년에 한국으로 돌아오면서 갖고 있던 책 대부분을 사역하던 교회에 도서실을 만들어 기증하고 왔다. 물론 그래도 아직 책이 적지 않은 편이다. 목사가 책을 버린다는 것은 매우 쉽지 않은 일이지만 그렇게 비워도 사실 그리 불편하지는 않다.
우리가 욕심을 버리지 않으면 지혜로워질 수 없다. 욕심 때문에 볼 것을 못 보게 되기 때문이다. 욕심은 판단을 흐리게 만든다. 그래서 잠언에서도 계속 욕심을 버리라고 말씀하신다. 내 인생을 지혜롭게 살고 싶다면 욕심을 버려야 한다. 내 인생에 신박한 정리를 한다면 비로소 지혜로운 삶의 길이 열릴 것이다.
(글/ 안창국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