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벗 뜨락
고난으로 끝나지 않는 고난
오늘은 종려주일이고, 이번 주간은 고난주간이다.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시기 위해 예루살렘에 입성하셨고 목요일에 최후의 만찬을 제자들과 나누신 후 그날 밤 제사장들이 보낸 이들에게 체포되어 밤새도록 심문을 당하시고 결국 빌라도 총독을 거쳐 금요일에 십자가 처형을 당하시게 된 주간이다. 기독교는 오래전부터 고난일과 부활절을 앞두고 사십일 전부터 사순절(四旬節)이라고 하여 예수 그리스도께서 당하신 고난을 묵상하며 지내는데, 예전엔 이 기간에 육식(肉食)을 금하고, 절제와 금욕의 기간으로 보냈다고 한다. 지금도 회개와 절제, 경건한 생활을 보내는 기간으로 삼고 있다.
물론 사순절의 절기는 성경에서 그 근거를 찾을 수 없고, 초대교회의 전통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고, 서기 325년 니케아종교회의(Councils of Nicaea)에서 40일간의 기간을 정하게 된 것이기에 개신교 중에서는 교단에 따라 사순절을 엄격하게 지키지 않기도 한다. 그러나 예수님께서 고난을 받으시고 십자가에 달리신 주간은 고난주간으로 지키며 주님의 고난과 죽음을 묵상하며 한 주간을 보다 더 경건하게 보낸다. 때론 하루에 한 끼를 금식하기도 하고, 고난일인 금요일에는 온종일 금식하기도 하면서 절제와 경건의 태도로 한 주간을 지키면서 예수님의 대속(代贖)의 죽음을 묵상하며 지내고 있다.
예수님께서 체포되시고 십자가의 처형을 당하시는 것은 목요일 밤부터 금요일 오후까지였다. 금요일 오후 3시에 예수님께서 숨을 거두셨으니 체포되신 후 만 하루도 안 되어 돌아가신 것이다. 그래서 고난일을 엄격하게 적용한다면 목요일 저녁부터 금요일 오후까지라고 해도 무방할 것이다. 독일을 비롯한 유럽 국가 중에는 지금도 예수님께서 돌아가신 금요일은 휴일로 지정한 경우가 많다.
한 주간 동안 고난주간을 지내면서 우리는 예수님께서 우리를 위해 당하신 그 고난과 고통을 묵상하며 예수님의 구속(救贖) 사역을 깊이 되새겨보면 좋을 것이다. 한 주간 동안은 내가 즐기던 취미생활도 잠시 멈추어보고, 하루에 한 끼든, 금요일 하루든 금식을 하는 것도 좋다. 중요한 건 단지 뭔가를 절제하고 금하는 것에서 그치지 말고 우리를 구원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고난을 깊이 묵상하며 감사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 고난은 고난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주님의 고난과 고통을 묵상하되 끝나지 않을 고난으로 생각하지는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스도의 고난은 고난으로 끝나지 않는다. 그 끝은 영광의 부활이고, 부활의 기쁨이다. 그렇기에 고난주간을 보내면서 부활을 바라보며 그 고난을 묵상해야 제대로 주님의 고난을 묵상하는 것이다. 기독교의 십자가는 비어있는 십자가이지, 예수님이 계속 매달린 십자가가 아니다. 주님은 고난을 받고 죽임을 당하시되 사흘 만에 부활하셨다. 부활을 향한 고난을 깊이 묵상하는 한 주간이 되길 소망한다. 주님께서 당하신 고난은 고난으로 끝나지 않고 부활을 바라보는 고난이기 때문이다.
(글/ 안창국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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