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벗 뜨락
조급하려는 유혹에서 벗어나라
교회를 개척하고 나면 교회가 빨리 성장해야 한다는 압박감을 갖기 쉽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말하는 교회의 외적 형태를 갖추려고 애를 쓰려고 한다. 빨리 성경공부 그룹도 만들고, 교회의 프로그램도 만들어서 실행하고, 정기적인 모임도 더 많이 만들어 가려고 노력한다. 그래서 성도들은 별로 없는데 자꾸 뭔가를 만들어서 동참시키려고 하다 보니 목사나 성도나 마음이 더욱 분주해지게 된다. 그러다가 종종 길을 잃는다. 왜 교회를 개척했는지, 어떠한 교회를 세워가려고 하는지에 대한 관심은 줄어들고 점차 프로그램과 외형적인 모습을 갖추는 데 급급하게 된다. 다른 교회들의 모습을 엿보면서 그러한 교회가 되려고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열심히 모방을 하기도 한다. 그렇게 하다보면 결국 기형적인 모습의 또 하나의 교회가 생겨난 결과가 되어버린다.
잠언 19:2에 “지식 없는 소원은 선하지 못하고 발이 급한 사람은 잘못 가느니라” 고 말씀하고 있다. 거창하게 비전(Vision)을 이야기하고, 이상적인 교회상(敎會像)을 열거하지만 모두 허상에 지나지 않는 것일 경우도 생겨난다. 그러한 허상이 지식 없는 소원이다. 그러한 허상을 만들어 놓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마음이 조급하여 발만 빠르다. 그래서 잠언 말씀처럼 잘못 가고 만다. 나중에 잘못되었다는 것을 깨닫고 어디에서부터 잘못되었을까 생각할 땐 꽤 많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는 하나님을 원망한다. “사람이 미련하므로 자기 길을 굽게 하고 마음으로 여호와를 원망하느니라”는 잠언 19:3의 말씀과도 같다.
우리 교회는 개척하여 첫 예배를 드린 지 이제 한 달이 막 지났다. 한 달이나 되었는데 어떤 변화가 있었는가 스스로 묻게 될 때가 많다. 그러면서 자꾸 뭔가를 해야 하겠다는 압박감이 생겨날 때가 많다. 그럴 때마다 스스로의 마음을 추스린다. ‘아직은 그저 예배에 집중해야 할 때야. 먼저 제대로 된 예배공동체가 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해. 자꾸 또 새로운 뭔가를 시작하려고 하지 말자. 정말 필요하다고 절실하게 느끼게 될 때 시작하자.’
지금은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교회들이 대면 예배를 드리지 못하거나 제한적인 대면 예배를 드리고 있는 상황이기에 이런 때에 개척한 우리 교회로서는 상황적으로도 좋은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지금 매주 예배에 참석하는 이들이 있고, 이렇게 우리는 매주 주일마다 예배에 집중하고 있는데, 무엇보다 하나님의 임재로 가득한 예배공동체로 세워져야 하겠다는 마음이다. 그리고 이젠 막 함께 하는 성도들과 일대일 양육을 통해 기초를 잘 다지는 작업을 우선해야 하겠다는 마음이다.
이제 첫걸음을 떼기 시작한 우리 교회가 너무 조급하기보다는 이러한 기초를 잘 다지면서 성도 한 사람, 한 사람이 라이트하우스 김포교회의 공동체가 되는 일에 집중하도록 하면 좋겠다. 그래야 든든히 서가는 멋진 공동체로 세워질 수 있으니까….
(글/ 안창국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