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벗 뜨락

제로 베이스(Zero Base), 바이블 베이스(Bible Base)

작성자
phil120
작성일
2021-06-12 23:40
조회
179

새롭게 교회를 개척할 마음을 가지면서 어떤 교회를 세워나가야 할까를 고심했다. 기성 교회의 담임목사로 갈 경우에는 그 교회만이 가지고 있는 특성과 전통, 관습이 있기에 이를 꼭 염두에 두면서 목회를 해나가야만 한다. 아무리 내가 바른 생각과 방향을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성도들이 이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공감대를 얻지 못해 따라오지 못한다면 그러한 방향으로 이끌어가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새롭게 교회를 개척할 때에는 비교적 이에서 자유롭다. 물론 개척하는 교회라고 해도 그 교회의 등록된 성도가 생기면 이들과 마음과 생각을 함께 맞추어가는 것이 꼭 필요한 것이지만, 아직 성도들이 많지 않은 상태에서는 담임목사의 목회철학과 신학적 방향, 교회의 특성과 방향에 따라 교회가 세워질 가능성이 크다.
그러면서 새롭게 세워갈 라이트하우스 김포교회는 어떤 교회공동체로 세워져가야 할 것인가를 고민하며 기도할 때 주님이 주신 마음은 제로 베이스(Zero Base)에서 시작하라는 것이었다. 새롭게 시작되는 개척 교회이니만큼 흔히 말하듯이 맨땅에 헤딩하듯이 시작하기에 제로 베이스일 수밖에 없지 않느냐고 할 수 있겠지만, 여기서 말하는 제로 베이스는 아직 성도가 없고, 물질적인 여력이 없고, 갖추어진 것이 없다는 의미에서의 제로 베이스가 아니다. 내가 말하는 제로 베이스는 기존의 교회가 갖고 있는 전통과 관습, 시스템을 모두 내려놓고 제로 베이스에서 시작한다는 의미이다. 예를 들어 기존 교회들은 담임목사, 부목사, 전도사, 장로, 집사, 권사 등의 여러 직분들을 가지고 있다. 당회니 사무처리회, 운영위원회, 제직회 등의 시스템들을 가지고 있다. 예배에 있어서도 나름대로 정해진 형태가 존재한다. 어떤 교단은 반드시 들어가야만 하는 순서가 정해져 있는 경우도 있다. 그러한 모든 것들을 제로 베이스에 놓고 시작하겠다는 말이다.
그렇다고 기존 교회의 전통이나 관습, 시스템을 무시하거나 거부하겠다는 말은 아니다. 일단은 제로 베이스에 놓고 시작하겠다는 의미라는 것이다. 제로 베이스는 단순히 아무것도 없는 기초를 말하는 것은 아니다. 그저 내가 생각하는 대로, 내 맘대로 하겠다는 말도 아니다. 제로 베이스는 바이블 베이스(Bible Base)를 의미하는 말이기도 하다. 성경에 기초를 두겠다는 말이다. 바이블 베이스란 성경에서 교회에 대해서 무엇이라고 말씀하고 있는지, 성경에서는 교회가 어떠한 모습을 갖추길 원하는지를 깊이 살피고 신중하게 묵상하면서 본질적인 것과 비본질적인 것을 구별하고, 본질적인 것이 훼손된 것은 다시 회복하고 본질적이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는 일반적인 흐름을 간과하지 않으면서 가장 성경적인 정신에 맞도록 세워간다는 의미이다.
그러니 새롭게 세워지는 라이트하우스 김포교회는 기존의 다른 교회들과는 약간 다른 모습을 지닐 수도 있다. 이제 시작하는 단계이니 계속해서 다듬어가야 하는 것이지만 기존의 교회의 모습에만 익숙한 이들에게는 어떤 부분에 있어서는 낯설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성경적이며 복음적이며 선교적인 교회공동체를 향하여 가려는 것은 분명히 드러나는 교회로 느껴지게 될 것이다.
기존 교회의 전통과 관습을 그대로 따라가려고 한다면 어쩌면 라이트하우스 김포교회가 아닌 다른 교회를 찾아가는 것이 좋을 수 있다. 그러나 이 시대에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면서 성경에서 말씀하시는 건강한 교회의 모습을 함께 세워가길 원한다면 라이트하우스 김포교회는 좋은 선택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기성 교회에 다니는 성도들에게 라이트하우스 김포교회로 오라고 하고 싶지는 않다. 이미 다니고 있는 교회에서 신실하게 섬기기를 권면한다. 새롭게 예수님을 믿게 되어야 할 분들을 향해 복음을 전하여 성도가 되게 하는 것이 우선적 사명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교회를 나가기는 하되 하나님의 말씀에 맞게 세워져가는 교회공동체에 대한 간절함이 있다면 라이트하우스 김포교회에 와서 그러한 교회를 함께 세워가는 것도 이 시대에 그러한 분들에게 주어진 사명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한다.
제로 베이스(Zero Base), 바이블 베이스(Bible Base)로 이 시대에 새 포도주는 새부대에 담는 마음으로 만들어져가는 아름답고 건강한 멋진 교회로 세워져 가길 간절히 소망한다.

(글/ 안창국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