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벗 뜨락
그리스도의 은혜를 헛되게 하지 말라
요즘 갈라디아서를 묵상하고 있다. 모든 성경이 그렇지만 갈라디아서는 우리가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가면서 종종 반복하여 묵상해야 할 성경이다. 왜냐하면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로 구원받았음을 알면서도 때때로 자꾸 그 은혜에서 벗어날 때가 많기 때문이다. 특히 주님의 은혜 외에 다른 것에 기대어 신앙생활을 하려는 모습이 우리 그리스도인들에게 보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하나님의 은혜로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 구원받았음을 알고 있다. 오직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죽으심과 부활하심으로 인해 예수 그리스도를 구세주와 주님으로 모셔 들이면 구원받은 하나님의 백성이 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그리고 이 복음의 진리로 인해 구원받은 그리스도인이 되었다. 그런데 이렇게 은혜로 시작한 신앙생활인데 시간이 조금씩 흐르면서 종교화가 될 때가 많다. 우리 스스로 뭔가 애쓰고 노력해야 제대로 된 신앙생활을 할 수 있다고 착각하기 시작한다. 그것도 그럴 것이 우리의 신앙생활에서 여전히 우리 육신의 정욕과 마음에 따라 살아가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기 때문에 나름대로 온전한 신앙생활을 위해 뭔가 애쓰고 노력하려는 태도가 나오게 되는 것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결과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점차 애쓰고 노력하는 신앙생활이 되어가고 점차 이것이 무거운 짐으로 내게 다가오기도 한다.
그렇지만 우리가 이미 알다시피 우리의 노력으로 우리가 의로워질 수도 없고, 거룩해질 수도 없다. 우리의 발버둥은 우리의 힘만 빼놓을 뿐이다. 오히려 잘 안 되는 자신의 모습을 보며 스스로 좌절감을 느끼게 되고 때로는 깊은 침체기를 경험하기도 한다. 그러다 보면 신앙생활이 버거운 짐으로 느껴지기 시작한다.
그런데 우리가 꼭 기억할 것은 그리스도인의 신앙생활은 버거운 것이 아니다. 우리의 노력으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닌데 우리가 해보려고 하니 버거운 것이다. 예수님은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마 11:28)고 말씀하셨다. 이 모든 무거운 짐은 우리 주님께서 함께 지어주신다고 말씀하시고 있다. 주님께 맡길 것을 내가 짊어지려고 하니 버거운 것이다.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못 박혀 죽으신 것은 우리의 무거운 짐을 주님께서 대신 지시고 해결하시기 위한 것이다. 우리가 여전히 “우리 자신의 노력”이라는 짐을 짊어지려고 한다면 예수님께서 십자가에서 돌아가신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이다.
우리가 애쓸 부분은 그리스도 안에 거하는 것이다. 우리 안에 거하시는 주님께 우리 자신을 내어 맡기는 것이다. 그러면 저절로 신앙생활을 잘 할 수 있게 된다. 주님께는 맡기지 않으면서, 자신이 짊어지지도 못할 버거운 짐을 스스로 지어보려고 애써서는 안 된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은혜를 베푸셨다. 그리스도의 은혜를 누리게 하셨다. 우리는 하나님께서 거저 주신 은혜를 누리면 된다. 노력하기보다 우리 주님께 맡기면 된다. 우리 주님께 집중하면 된다. 그러면 신앙생활이 행복하다는 것을 느끼게 될 것이다.
(글/ 안창국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