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벗 뜨락

추운 겨울을 견디고 솟아나는 꽃망울들

작성자
phil120
작성일
2023-03-25 21:54
조회
48

같은 한국이어도 봄날을 느끼게 하는 분위기는 시간차를 느끼게 한다. 한 주 전 토요일에는 독일에서 목회할 때 청년이었던 형제와 자매가 결혼예배를 드리게 되어 축복기도를 위해 서울의 송파구 풍납동까지 다녀왔는데, 오고 가는 올림픽대로의 길가에는 개나리가 이미 화사하게 피어있었다. 그러나 내가 사는 김포에는 이제 꽃망울이 돋아나기 시작하는 정도다. 강의를 위해 내려간 대전의 한국침례신학대학교 교정엔 이미 봄꽃들이 만발하였다. 목련꽃도 이미 다 벌어졌고, 벚꽃과 개나리, 진달래 등 교정(校庭)에 있는 나무들이 벌써 여러 가지 봄의 색깔로 캠퍼스를 장식하고 있었다. 확연하게 봄을 느끼게 하여 강의와 강의 사이에 짧게 빈 시간에 교정을 괜히 거닐어보기도 하였다.

몇 주 전까지만 해도 봄이 오기나 할까 하는 마음을 가질 정도로 앙상한 나뭇가지로 인해 쓸쓸했던 거리가 이젠 어느덧 연녹색의 망울을 한껏 웅크리며 곧 터뜨릴 준비를 하고 있어 초록빛이 감돌기 시작했다. 그것만으로도 벌써 분위기가 봄빛으로 바뀌는 느낌이다.

겨울철에 아무런 잎사귀 없이 남아 있던 나뭇가지들은 마치 생명이 없는 것처럼 느껴졌다. 바라보아도 왠지 스산한 느낌이 들게 하기 일쑤였다. 그러나 그렇게 보인다고 그 안에 생명이 없는 것이 아니었다. 겨우내 귓가를 스치는 바람조차 에는 듯하고, 엄동설한(嚴冬雪寒)에 시달리면서, 온갖 거센 바람에 흔들리며 휘청거렸어도 그 안에 생명이 꼭꼭 숨어 있었다. 그리고 때가 되니 그 숨어 있던 생명이 밖을 향해 서서히 고개를 내밀며 살아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그래서 봄철이 되면 세상이 다시 생기를 되찾는 것 같고, 생명의 다시 회복되는 느낌을 받는다. 사람들도 움츠렸던 마음과 몸을 다시 펼쳐 활기를 띠게 된다.

봄이 오니 이제 부활절이 기다려진다. 3월과 4월은 봄이 되었어도 꽃샘추위가 봄을 시샘하며 자꾸 얼굴을 들이밀어서 조금은 어수선한 느낌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고난을 받으시며 십자가의 고초를 겪으시는 주님의 고통을 연상하게 하기도 한다. 그러나 부활절이 되면 본격적으로 화사한 봄날이 시작된다. 마치 모든 죽음을 이기시고, 부활하여서 영원한 생명을 우리에게 선물하신 주님의 영광을 보는 것처럼 말이다. 그래서 봄이 되면 움츠렸던 마음이 더욱 밝게 빛난다.

지금 사순절(四旬節)을 지내고 있고, 다음 주일이면 종려주일이다. 그리고 이어지는 한 주간은 고난주간이다. 고난주간을 지나고 나면 부활절을 만나게 된다. 마치 추운 겨울을 견디고 솟아나는 꽃망울처럼 온갖 핍박과 고난, 그리고 죽음을 이기시고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감출 수 없는 영광의 빛을 만나게 되는 것이다. 이것은 우리 그리스도인들만이 누릴 수 있는 놀라운 축복이며, 영광의 축제이다.

바쁜 삶을 살아가느라 분주하겠지만, 주변을 둘러보며 겨울을 이겨내고 꽃망울을 맺고, 이내 꽃봉오리를 터뜨리는 자연을 바라보며 남은 사순절과 고난주간을 보내보자. 그리고 영광의 부활로 영원한 생명을 주신 주님의 선물을 맘껏 누려보자.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가는 이 계절에!

(안창국 목사)

#겨울에서봄으로넘어가는계절

#봄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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